현재 북서진 중인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9월 초 일본 오키나와 관통 후 중국 동해안으로 갈 지(계속 북서진) 아니면 경로를 좀 더 북쪽으로 꺾어 우리나라 서해 또는 제주도와 대한해협 및 남해안 등으로 향할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그 다음 12호 태풍 기러기 발생 전망도 나왔다.
바로 8월 28일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인근에 나타난 94W 열대요란이 그 후보다.
▶열대요란은 세력이 강해지면 우선 열대저압부(저기압)로 발달하고, 이어 다시 중심기압이 낮아지면 태풍으로 명명된다.
8월 말 나타난 90W 열대요란이 10호 태풍 담레이, 91W 열대요란이 9호 태풍 사올라, 93W 열대요란이 11호 태풍 하이쿠이로 발달하는 등 '가을태풍' 시즌에 나타난 열대요란들은 높은 확률로 태풍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94W 열대요란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94W 열대요란에 대해 각국 기상당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경로를 밝히지 않은 채 감시 중이다.


▶따라서 조금 앞서 내다보는(그만큼 정확도는 떨어지는) 예상모델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및 미국기상청(GFS) 모델의 Ensemble(앙상블) 모델 2건을 보면, 둘 다 공통적으로 북서진 경로를 전망하고 있다.
중국 동해안부터 우리나라, 그리고 영토가 긴 일본 전역까지 '경우의 수'가 펼쳐진 가운데, 유럽중기예보센터 앙상블 모델은 태풍 기러기가 일본 간사이(오사카, 교토) 지역으로 상륙한 뒤, 북서진 경로 관통에 이은 우리나라 동해행을 유력하게 본다.
미국기상청 앙상블 모델도 태풍 기러기가 간사이 지역 내지는 그 남서쪽 시코쿠 일대를 통해 일본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보는데, 이어 유럽중기예보센터 앙상블 모델과 반대로 북동진 경로 관통 후 일본 혼슈 북쪽 해상으로 빠져나가는 경로를 유력하게 꼽고 있다.

▶29일 0시 현재 동아시아 일대 해상에는 3개 태풍이 활동 중이다.
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10호 태풍 담레이가 좌표상 서에서 동으로 늘어선 '트리플(Triple) 태풍' 구도가 기상당국 일기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데, 이게 12호 태풍 기러기 발생에 따라 4개 태풍을 가리키는 '쿼드러플(Quadruple) 태풍' 구도까지는 나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개 태풍 중 가장 세력이 약한 담레이가 8월 29일 중 일본 홋카이도 동쪽 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어 사올라가 8월 30~31일 대만 남부를 스쳐 9월 2일 중국 산터우 남쪽 해상 내지는 육상에 자리하고, 또 하이쿠이가 9월 1~2일 일본 오키나와 본섬 남서쪽을 관통, 동중국해에서 중국 동해안~우리나라 서해 또는 대한해협~일본 큐슈 등의 경로를 정할 시점쯤에 12호 태풍 기러기가 막 태어나 경로를 모색하는 '또 다른 트리플 태풍'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그만큼 태풍이 '쉴 틈 없이' 올라오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어 사올라가 먼저 소멸할 것으로 보이고, 그 다음으로 하이쿠이의 뒤를 기러기가 뒤따르는 모습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4개 태풍 중 이미 중국 남쪽 바다로 간 사올라 및 일본 동쪽 먼 바다로 간 담레이와 비교, 하이쿠이가 오키나와 관통 이후 9월 초에 어디로 갈지 불확실하고, 향후 기러기 역시 진로의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망은 사올라·담레이보다는 '한반도 가까이 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하이쿠이와 기러기가 한반도로 얼마나 가까이 오느냐 만큼, 태풍이 마치 야구 경기에서 출루가 연속으로 이어지듯 잇따라 북상해 동아시아 일대 해상을 채우면서, 지속적으로 운반하는 많은 양의 수증기가 8월 말 시작된 '가을장마'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각국 기상당국이 계속 업데이트하는 예상경로의 '선'으로 가늠할 수 있는 직접 영향 가능성 만큼, 지난 7월 겪었던 집중호우가 다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등 많은 비는 물론 가을장마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 등 간접 영향의 수준도 주시할 부분이다.
기러기는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새 기러기를 뜻한다. 영문 표기는 'KIROGI'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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