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좀비' UFC 정찬성, 할로웨이에 패배 후 은퇴 선언

입력 2023-08-27 13:42:02 수정 2023-08-27 18:03:18

2라운드서 체력 소진, 3라운드 난타전 시도 끝에 KO 패
'코리안 좀비'다웠던 최후, 상대 할로웨이도 찬사 보내

정찬성이27일(한국 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정찬성이27일(한국 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대 코리안 좀비' 메인카드에 출전, 맥스 할로웨이와 대결하고 있다. UFC 제공

'코리안 좀비' 정찬성(37)이 종합격투기 UFC에서의 마지막 경기에 나섰으나 강자에게 무너지며 고배를 마셨다.

UFC 페더급 8위 정찬성은 27일(한국 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대 코리안 좀비' 메인카드 페더급 1위 맥스 할로웨이(31·미국)와 맞대결에 나섰으나 3라운드 시작 23초 만에 KO로 패했다.

"그만할게요.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나네." 경기 후 정찬성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내가 그만하는 건 챔피언이 목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난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를 하는 게 아니라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하는 거다. 톱랭커들을 이기지 못하기에 이제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글러브를 옥타곤에 내려놓고 큰절을 했다. 16년 간의 프로 파이터 인생(17승 8패·UFC 7승 5패)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 정찬성이 남긴 기록은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UFC 두 차례 타이틀 도전, 10연속 메인 이벤트, 9회 파이트 나이트 보너스(페더급 공동 2위) 등이다. 별명 그대로 좀비처럼 난타전을 마다하지 않아 세계 격투기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적지 않은 예상대로 이날 정찬성은 할로웨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할로웨이의 끊임없는 공격을 견디며 날카로운 원투 펀치를 날리는 등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2라운드 초반 몸통 공격과 스트레이트 펀치에 넘어지면서 그라운드 싸움으로 끌려갔다. 뒤에서 목이 졸렸지만 잘 버텼다.

3라운드에서 정찬성은 난타전을 시도했다. 체력을 소진, 다리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정찬성이 거칠게 밀고 들어가며 주먹을 내밀었고 할로웨이는 카운터 펀치를 노렸다. 서로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밀었으나 할로웨이의 주먹이 간발의 차이로 빨랐고 정찬성이 그대로 무너졌다.

상대 할로웨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찬성은 방패를 들고 쓰러지길 원치 않는다. 그는 언제나 칼을 휘두르다 쓰러지길 원한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