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악회 세미나서 15~16 그루 서식 제기…다케시마(竹島) 주장 日 코 납작
독도에 소나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산악회의 독도표석 건립 70주년 기념 '울릉도·독도 학술조사를 재조명하다' 세미나에서 떠오른 화두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숙지지 않는 가운데 소나무가 살았다는 게 입증될 경우 식물학적으로도 한국의 영토임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확실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태우 영남대 독도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산악회의 제1차 울릉도·독도 학술조사단의 조사 활동과 성과' 주제 발표에서 독도 자연 환경과 생태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조사라는 점을 첫 번째 성과로 꼽았다. 특히 독도 소나무의 존재 확인을 부각시켰다. 이 교수는 "성과 중 하나는 독도에 자생하는 소나무 수십 그루를 발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조사에 함께 참여한 홍구표의 기행문 '무인독도 답사를 마치고'를 들며 "'독도에 20여 그루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일신문의 전신인 남선경제신문의 기사를 인용하며 "흑송(해송) 15~16주를 발견하였음을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확인 결과 남선경제신문은 1947년 8월 28일자 2면에 '독도는 이런 곧' 이라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이 교수는 "독도 소나무의 존재 확인은 독도가 현재 일본이 주장하는 죽도(竹島·다케시마)가 아니라 그들이 18세기 말 이전까지 수백 년 간 사용해온 소나무가 있는 섬, 즉 송도(松島·마쓰시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당연히 그들이 현재 다케시마라고 부르고 있는 섬은 사실 독도가 아니라 울릉도이며, 울릉도가 한국 영토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독도 소나무의 존재 확인은 독도가 다케시마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반론도 있었다.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교육홍보실장(동북아·독도교육연수원장)은 다른 신문에는 독도를 "전도(全島)가 용암으로 흙이라고는 별로 없고 따라서 나무도 전혀 없는 섬"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독도에 사철나무와 동백 등 57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아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당시 여건 상 짧은 체류 시간으로 인해 정상부 상황을 보지 못했을 개연성을 언급했다.
다만, 발제자나 토론자 모두 구체적이고 깊이있는 재조사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현재 독도에 소나무가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 살고 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과학적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영준 한국산악회 학술문헌위원장은 '한국산악회의 국토 구명(究明) 학술조사 전개와 의의'라는 주제 발표에서 독도를 중심으로 한 학술조사 전개와 의의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11차례에 걸쳐 된 진행된 학술조사는 연인원 342명이 참여해 전국 41개 산과 21개 도서를 답사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산악회는 '전국의 지형지세, 동물, 식물, 광물 분포 및 농림, 지질, 방언 등 각종 학술자료를 조사 수집하여 국가의 학술분야 기본 자료에 큰 표본이 되었고, 저명한 학자를 많이 배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국토 구명'이라는 말에 내재된 내셔널리즘의 의미가 이후 군사 독재와 분단 이데올로기 속에서 산악계와 우리 사회에 어떤 모습으로 해석되어 갔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필요를 느낀다"고 밝혔다.
박한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토론에서 한국산악회 학술조사 활동에 대해 "여러 인물들이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개별 인물이 남긴 흔적과 자료를 추적하는 작업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선웅 한국산악회 자문위원은 '한국산악회의 독도 측량과 지도제작'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독도를 측량하고 지도를 제작하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높은 점수를 주었다. 토론에 나선 안동립 동아지도 대표(독도연구가)도 "우리나라 독도 측량사에 있어 길이 빛날 큰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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