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근 5년간 누수 수돗물 3조3천억원 규모…내륙선 경북 최고

입력 2023-08-16 17:25:46 수정 2023-08-16 21:18:04

김형동 의원, 16일 환경부 제출 자료 공개…"누수율 줄이고, 지역 편차 줄일 방안 강구해야"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위한 노후상수도관 조사. 매일신문 DB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위한 노후상수도관 조사. 매일신문 DB

최근 5년간 전국 상수도에서 새어나간 물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3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상수도 누수율의 경우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에서 경북 지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안동예천)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정수장에서 송수 이후 급수 사용자 계량기 전까지 수도관 균열 또는 사고 등으로 손실된 수량이 전국에서 34억8천300만㎥에 달했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2천500㎥) 139만3천 개를 가득 채울 정도의 양이다. 생산원가 기준으로 손실액을 환산하면 총 3조2천894억원으로 매년 평균 6천579억원어치 물이 새어 나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안동예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안동예천)

5년간 전국 평균 상수도 누수율은 10.5%로 매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용 가능한 물 10ℓ(리터) 중 1리터 이상이 평균적으로 손실되고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지역별 누수율 편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5년간 평균 누수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2%, 대전 2.3%, 부산 3.8%, 대구 4%로 세계 주요 도시인 암스테르담(4%, 이하 2012년 기준), 뉴욕(7%), 쾰른(7%)보다 낮은 편이다.

반면 제주도의 경우 43.1%의 누수율로 서울의 21배가 넘었고, 경북(24.7%), 전남(23.6%), 전북(22.1%), 강원(20%) 등지의 누수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경북 지역 상수도 누수율은 2017~2021년 가운데 2019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해 내륙 지역(제주 제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은 평지가 아닌 산악 지형이 많은 데다 면적도 가장 넓어 관로 길이도 제일 길다"면서 "관로가 길어지면 높은 압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많은 누수를 낳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수도 관련은 시장·군수 고유 업무인데 재정 자립도가 낮은 시·군 입장에서 상수도 누수율 높이기는 각종 사업 중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라며 "환경부 등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형동 의원은 "상수도 누수율만 줄여도 봄철 가뭄 시 제한급수를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누수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지역별 편차도 줄일 수 있도록 지방상수도에 정책·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