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추정 남성 보여도 30분간 지혈했다"
"범인이 올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계속 손으로 상처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화점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피해자를 30여분 동안 지혈하는 등 응급 처치에 도움을 준 10대 학생의 사연이 알려졌다.
주인공은 17세 윤도일 군. 그는 이날 오후 6시쯤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야외 광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던 젊은 남녀 2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들이었다.
피의자가 검거되지 않아 현장은 아수라장이었지만 윤 군은 피해자들에게 달려갔다. 윤 군은 두 피해자 가운데 부상 정도가 심해 보이는 여성에게 다가가 복부의 상처를 두 손으로 꾹 누르면서 지혈했다고 한다.
윤 군은 "남성분은 스스로 지혈하고 계시는 반면, 여성분은 너무 많이 다치신 것으로 보여 곧바로 지혈에 나섰다"며 "이후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남성분의 지혈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다면서도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30분 동안 지혈을 이어갔다.
지혈 과정에서 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고 한다. 윤 군은 "지혈하던 중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흉기를 든 채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봤다"며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이 다가오면 대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던 경찰관을 보고 도망치자 경찰관들이 뒤쫓았다"며 "그냥 계속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군은 부상자의 가족으로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아 상황을 설명하는가 하면, 부상자들이 구급차에 올라탈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윤 군은 "평소 구급 대처에 관심이 많아 관련 영상을 보고는 했는데 도움이 돼서 다행"이라며 "피해자 두 분 다 갈수록 의식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시고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꼭 완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59분쯤 해당 백화점 1~2층에서 최모(23) 씨가 시민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흉기 난동 직전에는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기도 했다.
최 씨의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다. 14명 가운데 12명이 중상자로 분류됐으며, 교통사고 피해자 중 한 명인 여성(60대)은 현재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초 신고 6분 만에 최 씨를 발견해 현행범 체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불상의 집단이 오래전부터 나를 청부살인 하려 했다. 부당한 상황을 공론화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최 씨의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경찰은 최 씨의 정신 병력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그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