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집중호우 사망자 9명, 실종자 8명 집계
예천 효자·감천 산사태 현장…진입 가능한 장비 모두 동원
마을 주민들 나서 진창 수색…"이웃 눈물에 도움 주고싶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사흘째인 17일 예천군 효자면, 감천면 등 산사태가 발생한 현장은 여전히 처참한 상황이었다. 산에서 휩쓸려 내려온 바윗덩어리부터 나무 잔해, 진창이 뒤엉켜 원래 마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동차는 물론 집에서 나온 각종 가전제품들이 종이 구겨지듯 찌그러져 그대로 진창에 처박혀 있었고, 토사가 휩쓸고 간 자리에 집들은 죄다 부서져 있었다.
효자면 백석리 마을에는 도로가 끊겨 전날까지 중장비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구조당국은 이날부터 최대한 인력과 진입 가능한 중장비를 총동원해 남은 실종자 1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한 소방대원은 "오늘(17일)부터는 인력과 장비가 더 추가되고 전날 사망한 실종자 1명 찾아 탄력이 붙은 상태"라고 했다.
감천면 벌방리는 여전히 실종자를 찾았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2명의 실종자를 찾는 작업이 한창인 이곳에는 전날보다 굴삭기 1대가 늘어 총 4대가 작업을 하고 있지만, 파손되지 않은 집들이 많아 인력 작업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곳은 소식을 들은 마을 주민, 이웃 주민들까지 모두 현장에 투입돼 수색을 돕고 있었다.
경찰과 소방을 비롯한 주민들은 산사태가 휩쓴 자리 위를 위태롭게 헤집고 다니며 손에 든 탐지봉과 꼬챙이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진창을 찌르고 다녔다. 행여 지나간 자리에 실종자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하듯, 찌르고 다시 천천히 찌르고를 반복하며 조용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실종된 아내를 찾고 있는 이재범(62) 씨는 "수원에 사는 두 아들까지 내려와 아내, 엄마를 찾고 있다"며 "살아있지 않다면 시신이라도 거둘 수 있게 도와달라"고 눈물을 보였다.
마을 주민 박모 씨는 "이웃이 눈물을 흘리면서 가족을 찾겠다고 밤새 현장을 헤집고 다니는데, 멀쩡한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수색을 돕기 위해 나왔다"며 "아내도 경로당에서 피해를 입은 이웃을 보살피고 도움을 주로 오는 사람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람한 하천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도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난 15일 새벽 "집이 정전돼 나간다"는 통화 이후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의 차량이 거주지인 은풍면에서 예천읍으로 향하는 용문면 하천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실종자를 찾는 수색은 쉽지 않아 보였다. 수색자들은 하천을 따라 교각 등 장애물을 위주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예천에서는 집중호우로 사망자 9명이 발생했고 매몰, 하천 범람 등으로 발생한 실종자 8명을 찾는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 소방, 군, 민간 등 인력 4천959명, 굴삭기와 덤프 등 장비 117대가 투입돼 실종자 수색과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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