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尹 정부, 그 대통령에 그 장관…'미필적 고의' 의한 '재난 살인'"

입력 2023-07-17 15:21:50 수정 2023-07-17 15:34:59

"공무원은 면피성 문자 발송, 대통령은 해외서 종이 한 장 들고 지시하는 척 사진 찍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폭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물 폭탄이 쏟아지고 이미 오전 6시 30분쯤 금강홍수통제소가 미호천교 수위가 홍수경보 수준보다 높아지자 구청에 인근 도로 교통통제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그럼에도 2시간 이상 아무런 조치도 안 해 결국 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한 것"이라며 "그 대통령에 그 지사, 그 장관, 그 시장"이라고 꼬집었다.

추 전 장관은 "공무원은 면피성 문자날리기 외 한 것이 없고, 도지사와 국토부 장관은 사후 현장 방문해서 사진 찍는 것 외 한 것이 안 보이고, 대통령은 해외에서 종이 한 장 들고 지시하는 척하는 사진 한 장 전송한 것이 전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해외 순방 일정 말미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기로 일정을 변경한 데 대해선 "'귀국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귀를 의심케하는 발언으로 이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자세가 다 들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수많은 문자와 사진이 책임을 다했음을 증명하지 않는다. 참사가 예견되는데도 '할 수 있고, 마땅히 해야하는 조치를 하지 않는 부작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거듭된 직무 유기에 의한 대형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기소할 때 적용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재난 살인'이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하는 열차 내에서 호우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하는 열차 내에서 호우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애초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마지막 공식 일정은 지난 14일 바르샤바대학에서 폴란드 청년들과 만나는 문화 행사였다. 그러나 순방 중에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정이 이틀 더 늘어난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이 순방 말미에 갑자기 추가된 배경과 관련해 "준비는 해서 떠났지만 결정은 못한 채였다"고 설명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6일 폴란드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5월 젤렌스카 여사가 서울에 왔을 때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통령 내외 초청 친서'를 전달 받았다"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임박해 떠나기 며칠 전 외교부 채널로 다시금 초청이 왔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하지만 국가 원수의 안전 문제와 경호 문제가 녹록지 않고 국가 안보 사항이라 섣불리 결정할 수 없었다"며 "(방문 일정이) 알려지거나 우크라이나-폴란드 협력 체제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계획을 이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점검 뒤 (취재진에)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국립아동병원을 찾아 어린이들과 대화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국립아동병원을 찾아 어린이들과 대화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아동권리 보호센터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찾아 러시아에 강제 송환됐다 귀환한 우크라이나 아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아동권리 보호센터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찾아 러시아에 강제 송환됐다 귀환한 우크라이나 아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부부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공식 오찬을 가진 데 이어 키이우 시내 소피아 성당을 둘러봤다. 국립아동병원에서 부상 치료 중인 어린이들도 만났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심각한 집중호우 상황을 고려해 현지 박물관 방문, 양국 정상 부부간 친교 시간 등의 일정은 취소했다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한국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었다"며 "(호우 상황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계속 모니터 했다"라고도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순방과 민생이 따로 있지 않다"며 "윤 대통령은 최선을 다해 순방에 임했고, 국내 집중호우 상황에 대해서도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