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영웅 백선엽(1920∼2020) 장군의 동상 제막식이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5일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거행됐다. 동상은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로 우뚝 섰고, 동서남북 어디에서든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아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모금한 국민 성금 3억5천만 원, 보훈부 국비 1억5천만 원 등 모두 5억 원이 들어갔다.
백 장군의 동상이 세워진 다부동은 6·25전쟁 때 낙동강 최후 방어선을 지켜낸 구국 전투의 현장이다. 1사단장으로서 국군을 진두지휘해 북한 인민군의 맹렬한 공세를 막아낸 백 장군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다부동 전투에서 백 장군은 "내가 두려움에 밀려 후퇴하면 너희가 나를 쏴라"면서 부하들을 독려했다. 병력 8천여 명으로 인민군 2만여 명의 총공세를 한 달 이상 불굴의 투혼으로 막아내며 낙동강 방어선을 마침내 지켜 냈고,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동상을 세워 백 장군을 기리는 것은 자유 대한민국 출발의 역사를 되새기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호국의 기억을 공유, 운명 공동체로 나아가는 국민 대통합의 과정이다. 경북도는 다부동 일대를 호국 메모리얼 파크로 조성하고, '유엔 전승기념관'(가칭) 건립 추진도 결정했다. 6·25 때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 16개국이 자유 수호를 위해 함께 피 흘렸던 장면이 세계인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유엔 기념관은 제대로 방향타를 잡은 것이다.
다부동은 대한민국을 구해 낸 호국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 진영이 공산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인류의 자유를 지켜낸 곳이다. 유엔 기념관을 건립, 오늘날 자유 진영의 건재를 가능하게 한 세계적 기념 공간으로 다부동을 승화시켜 나가야 하는 이유다. 세계 정부인 유엔이 함께할 경우, 특정 정권 집권에 관계없이 기념 공간의 영속성도 기대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경북도와 손을 맞잡고 '다부동 세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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