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상민 "기대도 안 했지만…당 지도부 불체포특권 포기 우물쭈물"

입력 2023-06-27 16:48:30

김기현 "역시나 '사돈남말' 정당 꼼수 결정"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위원회의에서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제출과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화를 확정 짓지 않는 태도를 두고, 여당과 당내 비명계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와 혁신위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민주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역시나 '사돈남말' 정당다운 꼼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을 혁신한다며 출발한 소위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역시나 그냥 외부 보여주기용 허수아비"라며 "제1호 혁신안이라고 내어놓은 불체포 특권 포기조차도 관철시키지 못한 채 유야무야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 혁신 의지가 있다면 '국회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는 꼼수 선언에 박자 맞춰 춤출 것이 아니라, 혁신안을 제대로 관철시키든지, 그게 안 되면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든지 해야 마땅하지 않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비이재명계(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혁신위의 불체포특권에 관한 제안이 별 것도 아닌데, 당 지도부는 왜 우물쭈물 엉거주춤하고, 혁신위는 당 지도부의 그런 입장에 왜 가만있는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해서야 혁신 한발자국, 아니 반발자국이라도 나갈 수 있나"라며 "한국 정치의 중대 결함은 양대 거대 정당의 독과점구조에서 비롯되고, 이를 해체하여야 혁신의 물꼬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도 기득권을 솔선수범하여 내려놔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양당의 기득권을 포기하게 해야 정치의 고품질 서비스 경쟁이 이뤄진다"면서 "민주당부터 당 자체의 기득권 내려놓자"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3일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첫 쇄신안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국회로 민주당 의원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경우 '가결'을 채택하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사흘 뒤인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체포특권 관련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회를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며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고 해, 혁신위 요구와는 다소 다른 답변을 냈다.

이는 비회기 기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회기 중 체포안이 올 경우 당론으로 체포안을 부결시키지 않는 관례를 공식화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불체포특권은 의원 개개인에게 주어진 권리기 때문에 의원총회 등 원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