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미수령 수훈자 찾기…전국 3만2천명에 전달 못해
70년 전 병적 기록부 일일이 해독하고 구청 제적부 시스템으로 대조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 1차 조사로 620여 명 발견
10월∼11월 2차 조사 시작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질 때도 많죠. 그러나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피를 흘렸던 선배님들의 희생을 생각하면 잠시도 멈출 수 없습니다."
70여 년간 주인을 찾지 못한 무공훈장이 뒤늦게나마 제자리로 갈 수 있을까. 육군본부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구의 무공훈장 미수령 수훈자를 찾아 나서면서 6‧25전쟁 당시 공로를 세운 참전용사의 명예를 조금이나마 드높일 길이 열렸다.
지난 22일 오후 2시쯤. 달서구청 종합민원실에서는 달성·달서 지역 무공훈장 미수령 수훈자 393명에 대한 검색 탐문 작업이 한창이었다.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의 정찬호 원사와 담당 공무원은 호적(제적)부 조회 시스템으로 수훈자와 그 유족을 찾고 있었다.
지난 2019년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을 창설한 육군은 6·25 참전용사 중 혁혁한 무공을 세우고도 무공훈장을 수령하지 못한 이들을 찾아 훈장을 수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6·25전쟁 참전용사 가운데 무공훈장을 전달받지 못한 수훈자는 5만7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에 따르면 조사단의 활동으로 현재까지 2만4천여 명이 무공훈장을 수령했다. 여전히 3만2천명 이상의 미수령자가 남은 상황. 특히 유가족이 아닌 수훈 당사자가 무공훈장을 찾은 경우는 623명(약 2.5%)뿐이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생존자의 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사단은 올해를 대구지역 집중 탐문기간으로 삼고,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달서구청을 찾은 정찬호 원사는 두꺼운 명단에 적힌 내용과 구청 제적부 조회 시스템상의 내용을 쉼 없이 확인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추적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다. 조사단은 미수령자의 병적 기록부를 토대로 그 이름과 주소를 찾고, 자료를 만든다. 그러나 전쟁 발발 당시 긴박한 상황 속에서 손으로 작성된 '한자어' 기록을 일일이 해독하는 것부터 난제다.
설령 해독에 성공했다고 해도 입대 당시의 주소와 지금의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본명 대신 아명(兒名)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수십년이 지나면서 행정구역이 바뀌거나, 관련 기록이 소실돼 어려움을 키우기도 한다.
정찬호 원사는 "전쟁 당시에 쓴 병적 기록부는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여러 기록을 종합해 당시 살았던 마을 이름을 추정하는 식의 방법을 쓴다. 한 분을 조사하는 데 2시간 넘게 걸리기도 한다"며 "특히 대구는 과거 피란지여서 기록된 주소와 본적지가 달라 조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조사단은 현재까지 대구의 무공훈장 미수령자 620여 명을 찾았다. 그러나 아직 찾지 못한 수훈자도 1천500여 명에 이른다. 조사단은 지난 22일부로 대구에서의 1차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10~11월에 남은 미수령자를 찾는 2차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신기진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장은 "우리 조사단은 2027년까지 무공훈장 미수령자들을 찾아 모두 전달해 드릴 계획"이라며 "6‧25전쟁 참전용사나 유가족이 계신다면 조사단을 통해 무공훈장 수훈 여부를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