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13m(700피트) 상공에서 비행 중인 여객기 비상구를 승객이 개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대구공항 도착 직전, 문이 열린 상태로 2분 운행한 뒤 공항에 안착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끔찍한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여객기 비상구는 비상 상황에서 쉽게 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개방할 수 있어야 위기 상황 발생 시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비상구 좌석은 위기 상황에서 승무원을 돕도록 하기 위해 건강한 성인 승객이 앉도록 한다. 이처럼 안전을 위해 비상구를 쉽게 개방할 수 있도록 한 구조와 비상 상황에 승무원을 돕도록 하기 위해 비상구 앞에도 좌석을 배치한 것이 오히려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사고예방, 안전 대책이 이만큼 어렵다.
항공기 안전과 관련해 우리는 주로 기체 결함, 테러, 조종사와 승무원의 대처 능력 등을 염려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승객의 실수나 고의로 얼마든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항공기 전문가들은 만약 비행기가 고속 비행 중에 비상구가 개방됐더라면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고 속도를 늦춘 상태였기에 종이가 날아다니고, 호흡 곤란과 몸에 심한 압박을 받는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건이 발생한 기종인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 좌석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 승객의 비상구 개방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 실수뿐만 아니라 고의로 개방하려는 경우에 대비해 비상구석에 승무원을 배치하는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비행기는 작은 기체 결함이 대형 사고로 이어지듯이 승객의 작은 잘못도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안전 수칙·경고문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륙 전 안전 지침 안내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생활 속 안전 수칙과 경고문은 곧 법(法)임을 어릴 때부터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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