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정국으로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김 의원은 '위믹스' 코인 80여만 개(당시 시가 60억 원)를 가상화폐 지갑에 보유하다 '코인 실명제'가 시행되기 직전에 전량 인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선 전후 현금화한 2억5천만 원 흐름도 오리무중이다. 가상화폐는 실시간 시세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에 올인하는 매수자들은 24시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주식처럼 안정적인 매수 기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심리적인 배짱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한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전 세계는 가상화폐 열풍이 불었다. 일부 청년은 '영끌' 투자를 했고 변동 폭이 큰 가상화폐로 돈 번 경험담은 점차 줄어들었다.
가상화폐 투자는 자유다. 문제는 수많은 코인 중에 거래소 상장 가상화폐의 가치 상승을 족집게처럼 알아맞히고 국회의원이 청문회와 입법 활동 기간에 가상화폐 매수에 올인했다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수십억 원 상당의 코인 거래도 충격적이지만 그를 지지한 청년들의 박탈감은 더 컸다. 김 의원은 가난 코스프레를 하면서 검소한 옷차림에 구두 대신 낡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사진을 올리며 청렴한 정치인으로 이미지를 포장한 국회의원이었다. 이런 이미지로 정치후원금 1위를 차지했다. 돈이 없다던 그의 광폭 투자와 현금화된 돈의 사용처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 한마디를 내놓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김 의원의 가상화폐 논란도 문제지만 '검찰 탄압'으로 몰고 가는 야당 태도도 심각하다. '내로남불' 프레임의 한국 정치는 '선택적 정의'와 '정치 탄압' 공세로 이어지면서 진보 가치인 '정의'와 '청렴'은 실종되었다. 정치적인 난투극으로 방향을 잃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보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태를 돌아 송영길 전 대표의 경선 캠프 돈 봉투 의혹에 휩싸여도 들려오는 해명은 찍어내듯 기승전 '여당의 검찰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도덕성은 무너지고 있는데, 이재명, 송영길, 김남국으로 이어지는 동안 시원한 해답이나 반성은 없었다. 오로지 '너 때문'이라는 식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일들을 들추어내며 여전히 정부와 검찰 탓이라는 내로남불 방어 전술로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원 플러스 원' 방식의 총선 정국에 유리할 수 있다는 셈법들이 깔리면서 정치적 이슈에 물타기를 하고 각자의 정당 국민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판이 이 지경까지 기울어 가는데도 김 의원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소리 방송(김어준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여러 실정을 덮으려고 의도적으로 이슈를 흘린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재명계 주류 강경파 의원들도 윤 정부의 정치적 탄압을 주장하며 검찰의 편파적인 기획 수사 과녁을 향해 집중 사격에 나서고 있다. 싸움은 승자와 패자가 분명할 때 갈린다. 무승부도 서로 인정할 때 가능하다. 한국 사회 정치 이슈와 문제에는 내로남불 피해자만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반성과 혁신 그리고 대통합은 남북 평화통일보다도 더 힘들어 보인다. 여, 야와 정치적인 이념을 떠나 국민을 설득하고 통합할 수 있는 큰 정치인이 그립다. '내로남불' 프레임을 기획하고 있는 정치 기획자가 있다면 한마디 조언(助言)하고 싶다. 싸움의 기술을 바꿔라. 책임과 반성은 정치적 성을 무너트리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하나 된 통합의 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요즘 정치는 경제보다도 더 살벌(殺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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