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예비군 홀대 끝?

입력 2023-05-25 20:13:43

최경철 논설위원
최경철 논설위원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특위)가 24일 서울 숭실대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청년정책을 발표, 예비군들의 학습권·이동권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위는 우선 예비군훈련에 참여하는 대학생 예비군들이 학교로부터 성적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련 시행령을 정비하고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사그라들고 예비군훈련이 정상화하자 대학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예비군훈련으로 결석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준 교수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는 중이다.

특위는 또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예비군 무료 수송 버스도 운영하기로 했다. 예비역들은 먼 거리의 훈련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 새벽부터 이동해야 했는데 이 같은 불편함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열정 페이 논란이 있는 예비군훈련 수당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박 3일간 28시간 동원훈련을 받는 1~4년 차 동원예비군들에게는 시급 2천900원가량이, 6~8시간 동안 당일 훈련을 받는 5~6년 차 예비군들에게는 시급 2천~2천600원 정도만 주어지는 탓이다.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이자 김일성은 1968년 1월 무장공비를 남파시켜 청와대 습격을 시도하는가 하면 같은 달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까지 납치하는 등 6·25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안보 위협을 느낀 박정희 대통령은 1968년 2월 7일 경남 하동에서 열린 경전선(慶全線) 개통식 연설에서 재향군인 250만 명의 무장화를 선언한 뒤 같은 해 4월 1일 대전 공설운동장에서 향토예비군 창설식을 갖고 예비군 운용에 들어갔다.

국가 안보를 지키는 최상의 방법은 든든한 상비군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동원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은 물론, 상비병역 운용 재원도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예비군을 운용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강대국들이 예비군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고 인구가 적은 나라들의 불가피한 선택지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경우, 인구가 월등히 많은 아랍 국가들과의 전쟁이 터졌을 때 단시간 내에 대규모의 예비군을 동원, 승리를 일궈냈다. 예비군에 대한 홀대는 안보 무관심과 연결 지어야 한다. 여당은 말잔치로 끝내지 말고 피부로 체감되는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