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전놀이·놋다리밟기, "K-민속놀이 열풍 가능성"

입력 2023-05-07 19:24:43 수정 2023-05-08 09:37:58

차전놀이, 천년 이어온 남성놀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놋다리밟기, 안동 대표적 여성대동놀이 '661년 전 노국공주를 만나다'
안동지역 민속놀이 '장엄한 역동성', '몽진 회환 잔잔한 감동' 관객몰입

안동지역 대표 남성놀이인
안동지역 대표 남성놀이인 '차전놀이'가 6일 시연됐다. 남성중심의 역동성과 장엄함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엄재진 기자

'제50회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 특설무대에서 선보인 '차전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24호)와 '놋다리밟기'(경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를 통해 안동지역 대표 민속놀이의 장엄함과 잔잔함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지난 4일부터 옛 안동역 자리인 '모디684' 앞을 비롯해 원도심 일대에서는 안동민속축제 50년을 맞아 안동의 대표적 민속놀이인 '안동차전놀이'와 '놋다리밟기'에서 이름을 딴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로 재탄생시켜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탈춤페스티벌과 함께 열던 민속행사의 틀을 벗고 주제에 맞도록 프로그램을 선택해 지역의 대표적인 봄 축제로 거듭나도록 하고 있다.

축제의 대표 킬러콘텐츠인 안동차전놀이는 6일 옛 안동역 앞 대로에서 시연됐다.

350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차전놀이 정기공연은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4일부터 8일까지 옛 안동역사 앞 도로와 원도심 일대에서는
4일부터 8일까지 옛 안동역사 앞 도로와 원도심 일대에서는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엄재진 기자

동채 둘을 십자형으로 엇갈리게 놓고 중간의 교차점을 밧줄로 묶은 다음 그 위에 지휘자인 대장이 타고 힘센 동채꾼들이 동채를 어깨에 메고 앞 머리꾼, 뒷 놀이꾼과 하나의 편을 지어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싸우는 대표적 남성 놀이다.

후삼국 시대에 이 고을의 삼태사가 고려의 왕건을 도와 고창 전투에서 후백제의 견훤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전승된 놀이로 안동 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천리천을 경계로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낙동강 백사장에서 매년 정월 보름을 전·후에 놀아 왔다.

남성대동놀이의 예술성을 지닌 안동차전놀이는 한 팀에 수백 명씩 힘을 합세해 움직이기 때문에 협동 단결성이 강한 놀이인 동시에 민족의 혼을 상기시키는 가장 훌륭한 민속 문화유산이다.

이날 차전놀이 시연에서도 차전놀이의 장엄한 역동성이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동채꾼과 앞 머리꾼, 뒷 놀이꾼, 풍물패들이 함께 어우러져 '월사 덜사'하는 함성소리와 장군들의 '동부야~, 서부야~'하는 호령 소리에 관객들이 몰입하기도 했다.

안동의 여성놀이인
안동의 여성놀이인 '놋다리밟기'는 661년전 공민왕이 왕건적을 피해 안동으로 몽진할때 소야천에 다다라 안동의 여성들이 등을 굽혀 인교를 만들어 노국공주를 강을 건너도록 했다는데서 유래된 놀이다. 엄재진 기자

7일 시연된 '안동 놋다리밟기'는 정기공연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노국공주의 심정을 독백형식의 연극으로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놋다리의 유래를 쉽게 이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1부 공연으로 노국공주 '다시 찾은 안동 661년 전을 회상하다'라는 연극과 2부 실감기, 실풀기·대문놀이·꼬리따기·웅굴놋다리·줄놋다리·꼬깨싸움·줄놋다리 등 공연과 3부 신명나는 시민한마당놀이 한마당을 펼쳤다.

안동놋다리밟기는 안동지방에서 작은 보름날이나 대보름날 마을 중심으로 부녀자들이 동부와 서부로 갈라 놀았던 안동의 대표적인 여성대동놀이로서 동교(銅橋), 기와밟기, 인교(人橋)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안동의 여성놀이인
안동의 여성놀이인 '놋다리밟기'는 661년전 공민왕이 왕건적을 피해 안동으로 몽진할때 소야천에 다다라 안동의 여성들이 등을 굽혀 인교를 만들어 노국공주를 강을 건너도록 했다는데서 유래된 놀이다. 엄재진 기자

역사적으로는 고려 31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광주, 충주를 거쳐 안동으로 몽진하여 약 70일 동안 머물게 됐다.

공민왕 일행이 안동에 들어올 때는 초겨울이었는데, 소야천(솟밤다리)에 다다라 다리가 없는 큰 내를 건너기 위해 왕과 노국공주(왕후)는 신발을 벗어야 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주민들이 허리를 굽혀 다리를 만들고 노국공주가 등을 밟고 건너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동 대표 민속축제인 제50회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 개최를 축하한다"고 전하며 "문화의 보고(寶庫)이자 K-헤리티지의 중심인 경상북도가 대한민국 문화 일번지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세계 최고의 대동놀이 진수를 선보이며,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차전놀이만이 갖는 우렁찬 남성의 기백을 전달했다"라며 "이번 축제를 계기로 세계적 콘텐츠로 육성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