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전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옛날에 수리(水利)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농사짓기 힘들 시절. 특히 가뭄이 들면 논에 물을 대는 문제로 곧잘 싸움이 벌어지곤 하였다. 한 집사님이 밤늦게까지 수고해서 논에 물을 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논을 나가보니 자기 논에는 물이 하나도 없고 바로 아래 논에만 물이 있었다. 아래 논 주인이 자기 논의 물을 훔쳐간 것이었다. 집사님은 당장 달려가 멱살을 잡고 싸우고 싶었지만, 예수 믿는 사람이기에 한 번 꾹 참고 다시 밤늦게까지 논에 물을 대고 돌아왔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논을 살펴보니 또 아래 논 주인이 논둑을 터서 물을 훔쳐간 것이었다. 집사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당장 그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꾹 참고 목사님을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목사님이 말했다. "집사님, 예수님께서는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이번에는 그 사람의 논에 먼저 물을 대어주고 그 다음에 집사님의 물에 대면 어떻겠습니까?"
목사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그래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집사님은 한번만 더 참아보기로 마음먹고, 먼저 그 원수 같은 사람의 논에 물을 대어준 다음에 자기 논에 물을 대어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랬더니 다음 날 아침 일찍이 그 고약한 사람이 이 집사님을 찾아와서는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는 당신이 달려와 내 멱살이라도 잡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논에 물을 대주다니 예수님 믿으면 그렇게 됩니까? 그러면 나도 예수님 믿겠습니다."
결국 이 집사님의 선행으로 한 영혼을 구원하게 됐고, 이후 서로 도와가며 좋은 친구로 지내게 됐다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굳게 붙잡고 있는 말씀은 로마서 8장 28절이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이다. 그런 자의 삶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합력해 선으로 이루어주신다. 이 선(善)이란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좋은 것, 하나님의 베스트(best)라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올 때마다 4가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려 노력한다. 첫째,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마음으로 원망하지 않는다. 둘째, 입으로 불평하지 않는다. 셋째,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넷째,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심을 믿는다.
우리의 인생 또한 일이 이리저리 내 뜻대로 안되고, 오히려 꼬이고, 미숙할 때도 있지만, 하나님의 방법대로 말씀에 순종해 살아가면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은 합력해 선을 이루어 가심을 나는 믿는다.
하나님께서 합력해 선을 이루실 때까지 참고 견디어 낼 때 종국에 다가오는 기쁨을 우리 함께 누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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