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 대통령, 야구장 가면서 4·3 추념식은 안 가나" 불참 비판

입력 2023-04-02 17:19:40

문재인 전 대통령, 참석 예정…野 "현직 대통령은 제주 아픔 외면하나"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일 제주에서 열리는 4·3 희생자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불참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아픔을 보듬고자 제주를 찾는데, 현직 대통령은 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내일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며 "해외 순방 준비, 일정상 이유를 불참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윤 대통령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야구 경기장에서 시구를 했다. 어제 대구는 괜찮고 내일 제주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의힘을 겨냥해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주요 관계자들 모두 4·3 추념식에 불참한다고 한다"며 "선거 때 마르고 닳도록 제주의 아픔을 닦아드리고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해놓고 추념식 참석조차 외면하니 기가 막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역사적 평가가 끝난 제주 4·3을 공산주의 세력의 반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진실화해위 위원장을 맡고, 김일성의 지시라고 주장한 사람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됐다"며 "제주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4·3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며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에도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이 보듬는 제주의 아픔을 현직 대통령은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답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4·3 희생자 추념식은 지난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매년 4월 3일 행정안전부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지난 2006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세 차례 참석했고, 올해도 전임 대통령 신분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한 바 있다. 만약 올해 윤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의 첫 추념식 참석이 될 예정이었으나 끝내 불발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을 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하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석한다. 한 총리의 추념사 메시지가 윤석열 정부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