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이전 등 문화시설 수도권 편중 완화
빈 집 등 활용해 도서관, 미술관 등 일상 속 문화시설 확충
대구경북을 포함한 수도권 이외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시설이 확충될 전망이다. 서울에 편중돼있던 국립문화기반시설이 전국 각지로 옮겨지고, 국립예술단체의 지역 순회 전시·공연도 크게 늘어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 관계 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
법정 인구가 감소하는 89개 지역 가운데 85개가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 소멸'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문화·여가 활동 기반을 마련해 비수도권 도시가 활력을 되찾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문화시설의 수도권 편중을 완화한다. 내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을 본격 추진하고 국립 문화기반시설 5개도 지방으로 옮기거나 비수도권에 새로 건립한다.
이에 따라 국립충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국가문헌보존관(평창), 국립현대미술관(대전), 국립디자인박물관(세종)이 2026∼2027년 완공돼 비수도권의 새로운 문화 거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클래식 전용 대공연장인 부산국제아트센터를 건립하고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충남 아산에 새로 만든다. 대전에는 특수영상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전주에는 서예비엔날레 전용관과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 전시관을 설치한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고품격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국립예술단체와 박물관의 지역 순회 전시·공연을 늘린다.
올해 국립오페라단·발레단·합창단 등은 지난해보다 20개 지역 늘어난 101개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처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한다.
비수도권 주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시설도 확충한다. 빈 집이나 유휴 공공시설 등을 개조해 서점, 갤러리, 카페, 미술관, 도서관 등을 조성한다는 것. 이른바 '문화 슬세권(슬리퍼+역세권,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권역)'을 전국 각지에 마련해 일상 속에서 소소한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한다.
문체부는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 3천407곳의 동네 문화 공간이 생긴 것으로 집계했으며, 2027년까지 '문화 슬세권' 1만여 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 매력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무형 문화자원인 '지역문화매력 100선'을 지정해 국내외에 홍보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휴가지에서의 원격근무인 '워케이션'을 지원해 체류형 관광 산업을 촉진한다.
지역 문화재단 간, 박물관-미술관 간, 지역축제 간, 문화도시 간 연계사업도 늘린다. 단일 지자체 중심의 문화정책에서 나아가 지역 간 연대와 문화교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문화는 주민의 정주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의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요소"라며 "어느 지역이나 개인도 소외되지 않고 자유롭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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