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 첼리스트
사람들은 말의 억양이 비슷할 때 고향이 어디냐고 묻기도 한다. 때론 군 생활의 이야기로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혹시 한국분이세요?"하며 묻기도 한다. 어느 도시에 사는지, 어느 동네에 사는지, 졸업한 학교가 같은 지에 대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서로 부대끼며 부산하게 살아가지만 이러한 공통된 점들로 결속하고 함께 공유하며 살아감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전공의 길을 걷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예술의 길 한 어귀에 서 있다. 대구 유일의 예술고등학교는 예술이란 하나의 결속의 결정체로 매년 마다 예술인의 삶을 살아가고자 꿈꾸는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다.
어린 시절 자신의 달란트와 꿈을 찾아 한걸음씩 달려와 각자의 색깔과 모양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예술의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의 집합체다. 음악과에서 매해 진행되던 동문음악회가 코로나 팬데믹의 시간을 지나 지난 토요일 다시 멋지게 시작했다. 출신 학교를 향한 애정과 그 어릴 적 훈련 되어진 모습을 바탕으로 이 시간의 무대를 오를 때까지의 각자가 세워온 열정, 고뇌, 희망, 꿈의 모든 예술성을 서로의 끈끈한 우정으로 쏟아내었다.
연주 연습을 위해 학교 운동장으로 걸어 들어가니 자주 방문하는 학교이지만 새삼 색다른 기분이 느껴졌다. 저 멀리 보이는 연습실 앞 벤치에서 친구들과 연습하다 깔깔거리던 모습, 합주실에 다함께 모여 합주하던 시간, 시험 기간이 되면 모두 호들갑을 떨고 긴장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던 그 모습들을 회상하며 잠시 추억에 잠겼다.
이제는 모두 학업의 여정들을 마치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해 살아가고 있으니 그때의 시간이 더욱 그립다.
앞에서 연주를 이끌어주는 선배님들과 관객으로 연주를 바라보는 재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관객들, 모두 서로 격려하며 환호한 동문음악회는 서로 교류하며 소리를 나눈 성취의 큰 기쁨이 스몄다. 저 먼 바다에서부터 파도가 힘을 다해 넓은 바다로 넘어오듯이 말이다. 같은 빛깔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살아가지만 잘 모르고 지나쳤던 동료애와 동질감을 느끼게 한 화합의 장이었다. 이런 동질감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나 마음들이 좋은 방향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음을 잘 나눈다면 우리가 연주한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거대한 집단 지성의 에너지를 토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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