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尹, 100주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현장서 돈까스 만찬"

입력 2023-03-15 13:45:06 수정 2023-03-15 18:58:01

"역사적 맥락 모르면 돈까스 당한다, 돈까스 넘어가겠나?"

대선 후보 당시 윤석열 대통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대선 후보 당시 윤석열 대통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내일인 1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역사적 맥락을 모르면 돈까스 당한다"며 올해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지진을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관동대지진 때 도쿄에서 조선인들이 대거 학살된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이번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도쿄 유명 돈까스집에 가서 돈까스를 먹는 일정을 짤 수 있었겠느냐고 비판한 맥락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15일 낮 12시 56분쯤 페이스북에 '역사적 맥락을 모르면 돈까스 당합니다. 돈까스가 넘어가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도쿄 중심가 원조 돈까스 식당에서 윤석열 기시다 2차 만찬을 한다고 한다"라며 앞서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16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128년 된 돈까스 집(경양식 식당) '렌가테이'로 이동하는 일정을 가리켰다.

다만 앞서 여러 언론 보도에서 언급된 '2차 만찬'이라는 표현과 관련, 이날 오전 대통령실은 "식사를 두 번 먹어가면서 하는 건 아니다. 최대한 저녁 식사까지 겸해 양 정상 내외가 교류하면서 친밀감을 가지는 시간을 갖는 데 주안점이 있다. 가능하다면 양 정상 간 좀 더 시간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기회와 공간을 생각 중인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인 바 있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추미애 전 장관은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기록을 언급했다. 야마다 쇼지 릿쿄대학 명예교수의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일본국가와 민중의 책임'을 인용했다.

'가메이도 고노하시 다리에서 갓 서른 살 가량의 조선인 부인의 성기에 죽창이 꽂힌 채 참살당한 사체를 보았다. 그녀는 임산부였다. 차마 똑 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 얼른 돌아왔다.' 및 이에 대한 '이것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본 시민이 목격한 것입니다.'라는 부분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저 비극이 목격된 곳은 '렌가테이' 돈까스 식당에서 불과 약 20여 분 거리에 있다. 저 곳뿐만 아니라 일본 수도 한복판에서 우리 동포에 대한 일본인의 대학살 만행에 수천 명이 희생됐다"며 "그러나 일본국은 이를 철저하게 은폐해왔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매년 거행되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그전까지 보내던 추도사마저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렌가테이(煉瓦亭) 돈까스 식당 위치. 구글맵
렌가테이(煉瓦亭) 돈까스 식당 위치. 구글맵
렌가테이(煉瓦亭) 돈까스 식당 전경. 구글맵
렌가테이(煉瓦亭) 돈까스 식당 전경. 구글맵
렌가테이(煉瓦亭) 돈까스 식당 판매 돈까스. 구글맵
렌가테이(煉瓦亭) 돈까스 식당 판매 돈까스. 구글맵

그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1919년 거국적 3.1 독립운동으로 조선의 독립운동의 기세에 크게 놀랐던 일본이 4년 뒤 대지진이 일어나자 의도적으로 조선인에 대한 적대감을 이용한 것이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 유포를 이용하고, 조선인 폭동 등의 오보를 유포해 계엄령으로 군대를 통해 직접 학살하거나 성난 일본 군중의 조선인 무차별 학살을 유도한 책임이 있는 것임에도 철저하게 은폐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삼일절 기념사를 가리키며 "'주권 상실이 세계 변화에 준비 안 된 조상 탓'을 하시다가 하필 관동대지진 100주년이 된 올해 도쿄 한복판에서 돈까스 당하시는 한국 대통령을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까?"라고 물으면서 "돈까스가 목에 걸리지 않으시겠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