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PK) 출신의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출신지를 두고 이른바 수도권 원내대표론이 부상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가 매우 중요한 탓에 수도권 출신이 원내대표를 맡아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21대·20대 총선에서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선거를 지휘했지만 수도권은 물론 전국 선거에서 참패한 것을 고려하면, 차기 원내대표를 기계적인 지역안배론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경기 안양을 지역구로 둔 5선의 심재철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당시 심 원내대표는 "수도권을 지켜내야만 총선에서 이길 수 있고, 다음 대선을 향한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며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강조,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듬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전체 121석 중 단 16석에 얻는 '역대급' 참패를 당하며 심 원내대표의 체면을 구겼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도 국민의힘은 경기 평택의 4선 중진인 원유철 원내대표에 지휘봉을 맡겼다. 원 원내대표 역시 수도권 원내대표론에 힘입어 당선된 후 총선 전략으로 "수도권 민심을 정확히 읽어내고 맞춤형 정책을 준비해야 하며, 진정성 있는 신뢰를 끊임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수도권 122석 가운데 35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며 야당에 원내1당을 내줬다. 20대 총선 참패는 결국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졌다.
이에 최근 당 일각에서 또다시 제기되는 수도권 원내대표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선거 승리는 수도권 출신 의원이 담보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교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당의 한 의원은 "평년이라면 당연히 지역을 안배해 당직을 나눠 맡을 수 있으나 총선을 앞둔 해에는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영남이라도 TK와 PK 정치권이 뚜렷이 구분된다. 영남 당 대표가 나왔으니 원내대표는 무조건 수도권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전당대회에 이어 원내대표 선거도 윤심(尹心)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한다. 용산 대통령실과 윤핵관도 기계적인 지역안배론을 젖혀 놓고, 당면한 최대 목표인 내년 총선 승리에 적합한 인물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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