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며 "복합 위기와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북핵 위협, 중국의 팽창에 직면한 현실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 및 경제·안보 협력은 당면 과제다. 하지만 강제동원, 위안부 등 일제 강점사와 일본과 안보 협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거부감은 크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양국 과거사는 '완결됐다'는 해석도 많지만, 당사자인 우리 국민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1939년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 점령한 후 수많은 사람들을 처형하고, 폴란드가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하려고 민족 말살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오늘날 양국은 러시아라는 위협 앞에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다. '과거'를 잊어서가 아니라 과거와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폴란드의 선택이다.
한일 과거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피해자 및 유가족 면담, 국내 여론 수렴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과, 기금 출연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타협점을 찾아 양국 정상이 합의하더라도 양국 국내 반발과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 국내에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세계 10위권 대국을 여전히 식민지라며 '죽창가'를 외치는 자들이다.
한일이 과거사를 매듭짓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의 치밀한 협상과 양 정상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국민들도 이제는 '미래'로 눈을 돌려야 한다. 조선 후기 정치 지도자들과 수많은 선비들은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를 거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식민지가 됐고, 오늘날까지 그 후유증을 앓고 있다. 과거에 갇혀 세계의 흐름과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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