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 북문 버스 승하차 8만명, 서문보다 8배 많아”
AGT 도입 부작용 우려 쇄도… 모노레일 재추진론도 빗발
도시미관 등 득보다 실 많아, “모든 가능성 검토, 공론화해야”
엑스코선 건설 기본계획안 공청회에서 현재 역사 위치를 변경해 경북대와 엑스코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철제차륜 AGT 도입과 관련해 도심 미관과 일조권 문제 등을 폭넓게 고려했을 때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이날 공청회는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기본계획안에 대한 시민들의 수용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실상의 첫 시험대로, 기대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 사업추진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경북대 서문 인근에 두기로 한 가칭 '경북대역'은 북문 근처로 이동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경북대 김병수 교수는 "대구시 버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대 북문 쪽 승하차 인원수가 월 평균 8만명 정도인데 역사가 생길 예정인 서문은 1만명 남짓으로 8배 차이가 난다"며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라도 북문에 두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했다.
경북대 컴퓨터학부 19학번 한 학생은 "현재 수성구 일대에 사는 경북대 학생들은 937번 버스에 의존해 통학하는데 혼잡도가 극심하다. 교통문제를 안고서는 학교가 발전하기 어렵다. 지방소멸 대응차원에서라도 문제를 풀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엑스코역도 엑스코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쳤다. 종합유통단지 상인들은 공청회 시작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엑스코 없는 노선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한 북구 주민은 "엑스코선이면 엑스코 동관이나 서관 앞에 내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종합유통단지 일대 도시철도 사각지대 해소라는 취지를 살려달라"고 강조했다.
폭 8m의 보와 슬래브(상판)가 올라가는 등 육중한 AGT 교각 구조물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대현로 등 도로가 협소한 상습정체 구간의 차로 축소 가능성, 일조권 침해, 미관 훼손 등에 따른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취지다.
엄정희 경북대 교수는 "AGT는 도시환경과의 부조화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특히 노선 북쪽지역이 하루 2시간 일조 시간을 확보하려면 구조물 높이의 2배까지 이격거리가 필요하고, 3시간 일조시간을 확보하려면 2.57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일조권 문제가 뻔하다"며 "주요 도시들은 고가구조물을 없애고 지하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 대구도 추후 더 많은 돈을 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수성구 한 주민도 "상판 폭이 8m에 달하면 역사 인근 주민을 제외하곤 모두 미관상 반대할 것"이라며 "오래 걸리더라도 모노레일이나 지하철을 도입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대구교통공사는 AGT 도입에 대한 우려를 받아들이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철제차륜 AGT 도입이 최선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광모 대구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소음 문제는 흡음판, 방음터널 등으로 해소할 수 있고, AGT 구조물이 경관은 나쁘지만, 유사시 대피로로 쓰거나 유지보수가 쉬운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권용일 대구한의대 교수(도시환경디자인학과)는 ""문제가 복합적이라 한 가지를 해결하려면 다른 문제를 안게 되는 상황"이라며 "모노레일 도입 불가가 알려진 이후로도 그간 시민들의 의사를 공론화시키는 과정이 부족했는데 앞으로 보완했으면 한다. 특히 전문가 의견을 더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400개 좌석이 준비된 가운데 행사 시작 10분 전부터 만석이 되고 다수의 시민들이 서서 참여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28일 오전에는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오후에는 동구청 민방위교육장에서, 내달 2일에는 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대구교통공사는 추가로 공청회를 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7천805억원을 들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이시아폴리스까지 12.5㎞ 구간을 오가는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은 2025년 착공, 2029년 준공 및 개통이 목표다. 대구교통공사는 내달 중 시의회 의견을 청취하고 국토부에 엑스코선 기본계획안 승인신청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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