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신청사 무산 내 탓? 무능·비열해" vs 김용판 "洪에 한마디 못하면서…한심"

입력 2023-02-23 18:20:37 수정 2023-02-23 21:20:18

대구시 신청사 건립 관련 SNS 설전 격화
이태훈 달서구청장도 지난 22일 김용판 의원 우회 비판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권영진 전 대구시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연합뉴스, 매일신문DB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권영진 전 대구시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연합뉴스, 매일신문DB

대구 신청사 건립을 둘러싸고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사업 무산 위기에 대한 책임을 두고 날 선 비난이 오가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발단은 김 의원이 제공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가 제시한 대로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를 매각해서라도 잠정 중단된 신청사 건립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축소 매각'을 주장하며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달서구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와 지역구 의원들의 합의를 이유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청사 건립이 무산된 것은 권영진 전 시장의 책임이 크다. 신청사 마스터플랜도 없고 신청사 기금을 빼서 코로나 지원금으로 사용한 것이 명분을 준 것"이라며 권 전 시장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권영진, 김용판에 "무능·비열"…이태훈도 가세

이에 발끈한 권 전 시장이 반격에 나섰다. 김 의원이 신청사 건립 무산 위기를 자신의 탓으로 돌린 데 대해 "무능하고 비열하다"고 맞받았다. 권 전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김용판 의원에 엄중 경고한다'는 글을 올리고 "그동안 제대로 된 노력은 게을리하다가 느닷없이 부지 일부를 팔아서 건립하는 방안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그 책임을 퇴임해서 물러난 전임시장에게 돌리는 것은 참으로 무능하고 비열한 행동"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아울러 권 전 시장은 김 의원의 입장 변화 이유였던 달서구 주민 대상 여론조사와 지역구 의원 합의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원이 제 책임으로 언급한 마스터플랜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마스터플랜을 짜면 되고, 예산이 문제면 돈을 만들 방법을 찾아야 마땅할 것"이라며 "그런 일을 하라고 국회의원을 뽑아 놓은 것이다. 그것을 해낼 자신이 없거나 하기가 싫으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편이 올바른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직격 했다.

앞서 이태훈 달서구청장도 지난 22일 홍 시장 주장에 동조하는 김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두류공원과 연계해 100년 대계를 바라볼 새로운 랜드마크 시청을 짓자는 것은 250만 대구시민합의 약속"이라며 "(부지 일부를 팔아 시청을 건립하면) 시청사는 50층 아파트 등 고층 건물들과 금봉산(139m) 사이에 낀 고만한 건물이 되고, 세월 따라 더 초라해진다"고 비판했다.

◆김용판 "洪한테는 한마디도 못하면서…한심하다"

김 의원도 권 전 시장의 비난에 즉각 맞대응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구시 신청사 건립과 관련된 저의 기자회견에 대한 권 전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한심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신청사 건립 문제가 왜 이렇게 꼬였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신청사건립기금으로 조성된 1천765억 중 1천370억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예산이 없어 못 짓는다는 명분을 홍 시장에게 준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권 전 시장은 청사건립 기금 전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당연히 대구시가 해야 하는 마스터플랜과 예산 조달 방법을 국회의원인 김용판이 하지 않았다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하는 작태는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간 건립기금을 소진한 데 대해 비판하고 부지를 일부 매각해서 신청사를 짓겠다는 홍준표 시장한테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김용판에게 무능하고 비열하다고 말하는 권 전 시장에게 자신이 한 말을 되돌려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