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영화관 평균 관람 요금 1만285원
거리두기 해제로 극장 매출액 관람객 수도 늘어
OTT성장도 꾸준, 극장 개봉영화 독점 공개까지
A(61) 씨는 지난 설 연휴 때 오랜만에 집을 찾아온 자녀와 '영화관 데이트'를 즐긴다는 생각에 설렜다. 하지만 부랴부랴 인터넷 예약에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 4명 요금이 무려 6만원으로 안내되면서다. 결국 그는 극장 대신 집에서 편하게 VOD로 즐기기로 했다.
물가 고공행진에 가계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지난해 평균 영화 관람료가 1만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최근 발표한 '2022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평균 관람 요금은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은 1만285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9천656원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영화 관람료 인상엔 코로나19 팬더믹이 큰 영향을 끼쳤다. 팬데믹 이후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영업 손실을 이유로 관람료를 2020~2022년 3년 내리 1천원씩 잇따라 올렸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영화관 일반관 주중‧주말 관람료는 각각 1만 4천원, 1만5천원으로 팬더믹 전과 비교하면 최대 4천원이 올랐다.
일반관 관람료의 1.5~3배를 훌쩍 뛰어넘는 4D, IMAX, ScreenX, Dolby Cinema 등 특수상영관 관람료도 만만찮다.
주부 B(48) 씨는 "아바타2를 4D로 보면 정말 멋지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보러가고 싶었는데 1인당 2만5천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부담됐다. 당시 명절까지 겹치면서 제수용품 구입, 부모님 용돈 등에 돈을 엄청 썼던 터라 결국 영화 관람을 포기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으니 영화관을 찾는 시민들도 많아지는 만큼 영화 관람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싼 관람료 부담에 시민 상당수는 영화관 대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영진위에 따르면 팬더믹 영향으로 2021년부터 전 세계 영화 영상 산업시장에서 OTT가 점유율 66.9%을 보이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OTT 플랫폼에서 극장 개봉영화를 독점 공개하면서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후, 비디오로 출시되기까지 필요한 기간)이 깨진 현상도 발생했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개봉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시점에서 극장 개봉작인 '한산: 용의 출현'과 '비상선언'을 독점 공개하기도 했다.
직장인 C(29) 씨는 "코로나19에 한동안 영화관을 잘 가지 못해 OTT를 대거 가입했다. 여러 OTT 서비스가 생기면서 플랫폼마다 독점 공개하는 작품들이 있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영화관을 갈 필요를 못 느끼겠다"며 "영화관처럼 큰 스크린은 없지만 빔 프로젝터 등을 활용해 집에서도 충분히 영화관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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