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속 '풍차'를 개발하며 자아도 찾은 말라위 소년의 이야기…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
격동의 시대 속 바다를 사랑하며 꿈을 쫓은 튀르키예 소녀의 이야기… '당당하게 실망시키기'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꿈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바쁜 일상 생활 중에도 가끔 이런 심오한 질문들을 떠올립니다. 청소년기와 같이 특히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이런 고민들이 더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쉽게 답을 찾지 못해 방황도 하고 고민도 할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말라위의 소년 캄쾀바와 튀르키예의 소녀 오즈게가 자신의 참모습을 찾는 과정을 다룬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 바람을 길들이는 건 마법이 아니라 과학이구나!
2007년 탄자니아 아루샤, 지구촌의 미래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TED 회의장 연단에 스무 살 청년이 오릅니다. TED 회의장에 모인 청중을 감동시키고, 세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은 바로 말라위의 한 농촌에 살고 있는 청년 윌리엄 캄쾀바입니다. 마시탈라라는 농촌에서 단돈 80달러가 없어 학교를 중퇴했던 캄쾀바는 그가 만든 '풍차'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습니다. 마시탈라 사람들은 아직도 미신과 주술을 믿었고 모두가 너무 가난해 전기가 들어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2001년에는 홍수와 가뭄으로 나라 전체에 기근이 닥칩니다. 거리는 식량을 구하는 사람들로 들끓었고 여기저기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캄쾀바네 가족은 식사를 하루에 한 끼로 줄였고, 캄쾀바는 다니던 중등학교를 그만두고 농사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캄쾀바는 기계의 원리를 풀고 가족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과학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에 만들어진 도서관을 매일같이 찾아가 과학에 대한 다양한 책들을 읽고, 그것이 생활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험합니다. 그러던 중 인생을 바꾸게 될 책을 만납니다. 그 책은 바로 '에너지 이용'이란 미국 교과서. 거기서 풍차 사진을 본 것이죠. '풍차'를 뜻하는 단어도 없는 말라위의 소년은 풍차가 그려진 책을 읽으며 말라위의 풍부한 바람을 떠올렸고, 풍차가 전기를 생산해 내고 펌프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책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윌리엄 캄쾀바 지음)은 그저 '한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어려움을 딛고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단순한 성공담만이 아닙니다. 한 인간이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와 함께 말라위 기근의 생생한 상황과 그 속에서 성숙해 가는 청소년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캄쾀바는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알게 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와 고민의 폭이 커지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청소년으로 성장합니다.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려면 당당하게 실망시킬 용기가 필요해
튀르키예의 이즈미르라는 도시엔 바다를 사랑하고 모험으로 가득한 삶을 꿈꾸던 소녀, 오즈게가 살고 있습니다. 책 '당당하게 실망시키기'(오즈게 사만즈 지음)는 소녀 오즈게의 성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여섯 살 소녀가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20년의 삶의 시간 속에서 오즈게는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때론 현실의 벽을 느끼며 좌절합니다. 그녀에게 기대를 거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실망시키기도 하지요. 독자는 오즈게가 과연 자신이 소망하는 꿈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책을 놓을 수 없게 됩니다.
소녀 오즈게가 자라는 1970년 이후의 튀르키예는 혼란과 혼돈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사회는 좌익과 우익으로 갈라졌고, 계급간의 갈등은 심각했으며, 자본주의가 유입되면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경제생활은 갈수록 양극화돼 갑니다.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극에 달해 기업과의 유착을 통해 무질서한 정책들이 난무하는 격동의 시기였고요. 또한 전통적인 아랍국가의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권리가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늘 그녀에게 만족하지 못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 괴로워, 오즈게는 언제나 아버지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돌아와야 했지요. 하지만 오즈게는 대학생 시절 강도를 당한 경험 후에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해야 한다는 소중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자 본인의 실제 이야기를 솔직하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이 책은 화가이기도 한 저자가 직접 그린 아기자기하면서도 상상력 가득한 그림들로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수준 높은 그래픽노블 형식 안에서, 저자는 독창적인 콜라주 및 바다와 정치, 과학과 우정을 잘 엮어 만든 그림들을 이용해 자신의 성장기를 솔직담백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