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尹 대통령, 명예 당대표' 등 당정일체론 두고 놓고 설전

입력 2023-02-16 18:53:17

친윤계 "당정 충돌, 국정에 부담…당정 혼연일체 되야"
비윤계 "대통령 좋은 정치하면, 당정 관계 좋아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호 국회(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하며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호 국회(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하며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명예 당 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에 대해 친윤계와 당권 주자들 간에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정이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 한다는 친윤계 주장에 대해, 비윤계는 거부감을 나타내며 '당정 일치' 이전에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먼저라고 했다.

16일 국민의힘과 정치권에 따르면 처음 '명예 당 대표'론을 꺼낸 건 친윤계 대표격인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충돌하면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는지 우리 정당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미국은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프랑스는 대통령이 명예당수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TV조선은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대통령실과 당이 함께 시너지를 내는 당정 융합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며 대통령이 명예 당 대표를 맡는 방안이 당내에서 검토 중이라고 보도를 내놨다.

이에 대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문재인) 정부 때도 청와대와 당·정부 간 유기적 협력체계 가동됐다"며 "대통령실은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되어 국정 공동운명체로서 긴밀한 협력체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의힘 당헌 8조 규정된 우리 의무사항"이라고 밝혔다.

친윤계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은 야당의 본질적 기능이자 책무"라며 "대통령과 당이 서로 분리되는 것이 마치 정론인양 잘못 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당내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당정은 약간의 건강한 긴장도 유지해야 하는 관계"라며 '당정 일치'에 옹호하지 않는 입장을 내놨다.

비윤계는 친윤계의 주장에 대해 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방안인지 의문을 표하며, 대통령이 국정을 잘 끌고 가면 '당정 일치' 같은 주장이 나올 일이 없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천하람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당이 당연히 따라올 수 있도록, 좋은 정치하시고 지지율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당정관계가 좋아지는 것"이라며 "억지로 들어보지도 못한 명예대표 이런 것까지 만들 필요가 과연 어디 있나"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당헌·당규에는 대통령이 명예직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면서도 "전당대회 기간 동안 대통령의 '명예 대표' 얘기가 나오는 건 꼭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정 일치' 주장이 "과연 내년 총선에 유리한 주장인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