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김기현-천하람 양강구도…金, 40% 박스권 탈출 쉽지 않을 것"
"전대 후보 '현상 유지파'와 '혁신파' 나뉘어…나 빼곤 모두 '현상 유지파'"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뒤 곧바로 대구로 달려왔다. 천 위원장은 '윤심(尹心)'을 앞세운 후보들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 대구경북(TK)에서 쏟아지고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보수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천 위원장은 5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개혁의 에너지가 가장 높은 곳이 TK다. 대구에서 유권자와 국민의힘 의원의 괴리는 호남에서 민주당 의원만큼이나 크다"며 "당내 주류로 자리 잡아 계파 싸움을 하는 윤핵관이 당 대표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TK당원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출마 선언 이후 첫 행선지로 대구를 찾은 천 위원장은 2박3일 일정으로 TK에 머물며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 대구 출신 청년 정치인인 그는 지난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현재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 당시 출범한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이준석계'로도 분류된다.
천 위원장은 이번 전대에서 당권주자들이 '윤심 경쟁'에 매몰되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TK당원들과 시도민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대구에 와보니 '윤핵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둘 다 꼴 보기 싫다는 분들이 많았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6070대도 더 세게 윤핵관을 비판하라고 질책하셨다"며 "다들 친윤 해바라기 노릇을 하다 보니 이분들을 대변할 만한 구심점이 없었다. 천하람이라는 후보가 나와서 대변하겠다고 하니까 당원들도 반가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 후보는 '현상 유지'와 '혁신파'로 나눠진다. 저를 제외하면 모두 현상 유지파"라며 "김기현 의원처럼 '친윤'을 팔 수 있는 후보과 안철수 의원처럼 '친윤'에서 배제된 후보도 있지만, 둘 다 혁신의 에너지가 나오지 않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현재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안 의원에 대해 "안 의원의 '새정치'는 구태정치가 된 지 오래다.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으로 합당하면서 중도층 확장도 무의미해졌다. 대통령실에서 안 의원의 '윤심'에도 선을 그었는데, 개혁을 얘기하지도 못하는 '친윤 호소인' 후보를 유권자들이 왜 뽑겠느냐"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곧 김기현-천하람의 양강구도로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김 의원은 합리적이고 원만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당 대표 되려고 악마에 영혼을 팔았다"며 "초기 지지율 때문에 '윤심팔이'를 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당선이 되더라도 공천도 윤핵관이 다 할 것이고, 윤핵관에 끌려다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 위원장은 "윤핵관이 공천권자라고 하니 윤핵관에게 줄을 서는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으로 당원과 유권자가 공천을 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권력자들의 힘만으로 당이 운영되는 게 아니라 여러 당원들의 힘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컷오프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 의원은 40% 박스권에 갇혀 있고 확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안 의원을 추월하는 것인데, 그렇게 된다면 60% 정도의 득표율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일각의 '이준석 아바타'라는 지적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저보다 정치적 체급이 크긴 하지만 실제로는 평등한 동지 관계"라며 "저는 이 대표보다 전통적 지지층에서 인기가 좋다. 종편 방송 패널로 나오다 보니 어르신들이 저를 잘 알아보시고 1등 사윗감이란 얘기도 듣는다. 당을 올바른 길로 이끌면서도 이 대표와 달리 전통적 지지층을 포용하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점을 내세웠다.
또 보수 정당의 험지인 순천에 연고 없이 출마했던 경험을 내세우면서 "정치는 설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설득하는 게 정치의 핵심"이라며 "저는 그런 경험을 했고, 또 그러한 길을 가고 있다. 지지해 주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제게 불안감을 가지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다. 그게 천하람 정치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TK 지역구에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의힘에서 정치인으로서 TK정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할 수는 없지만, 당장 TK지역구에 나가려는 계획은 없다"며 "영남과 호남에서 모두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천 위원장은 "국민들 정치 수준은 높지만 민심과 당심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당원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치열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과 당원들의 역동성·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정당"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당을 국민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당내 비주류 세력을 억누르는 윤핵관에게 쓴소리 못하는 현역의원들에게 족쇄를 끊어주고,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북돋아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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