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안철수 대표되면 尹 탈당할수도"→이준석 "김기현 후원회장직 사퇴하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 신평 변호사. 매일신문DB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신평 변호사가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취지 발언을 하자 이준석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 변호사를 겨냥해 "김기현 후보의 후원회장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이미 민주당에 못 가니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한 적이 있다"며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신당 창당을 한다는 이야기는 적극적 해당 행위이자 당원들에 대한 협박에 해당하는 극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 사퇴하라"며 "대통령의 멘토라는 이 인물이 실제로 뭘 알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망상인지도 대통령실에서는 확인해 달라"고 신 변호사와 대통령실에 각각 요구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만약에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경우에 따라서, 윤 대통령은 국힘당을 탈당하고 정계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심판적 의미를 갖는 총선을 자신을 간판으로 내거는 선거로 하고 싶은 강렬한 희망과 의지를 포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과 같이 하기를 원하는 세력이 떨어져나가고, 국힘당은 안 의원과 이준석 전 당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연합당으로 변모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신 변호사는 안 의원에 대해 "정부 출범 후 여러 어려운 과제가 속출했을 때 안 의원이 정부 편에 서서 원만한 국정 운영을 돕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한 자취가 전혀 없다"며 "심지어 이준석 전 당대표가 독사가 맹렬히 독아(毒牙)를 박으려는 듯이 윤 대통령 측을 공격해도 안 의원은 멀찌감치 내다볼 뿐이었다. 그는 국정의 방관자로 지금까지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의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생사를 가를 중대사로 작용한다. 그런데 왜 안철수 의원은 이런 성격의 총선을 지휘할 당대표 선거에 굳이 나서고 있는 것일까"라며 "지금까지 철저한 방관자적 역할을 잊어버린 듯이, 느닷없이 당 대표가 되어서 윤 정부를 돕겠다는 말을 한다. 어떤 면에서 앞뒤가 맞지않는, 심지어 조롱의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마 무난하게 김기현 의원이 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책임 당원들의 견고한 지지를 얻어 당대표에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정치인은 민심을 하늘 같이 받들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금 세상에서 '윤핵관'을 간신(奸臣)의 대명사인양 보는 민심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어느 누구든 여기에 대항하려는 모습은 더욱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조언했다.

윤핵관과 관련해선 "윤핵관으로 지칭되는 사람들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장제원 의원에게 용맹함은 있어도 지혜로움은 찾기 어렵다"며 "이런 이의 역할은 반드시 일정범위 안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그를 이선으로 후퇴시킴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