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李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에 사과…유효기간 없는 책임"

입력 2026-08-07 15: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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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숙제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어…책임지고 치유"
"집단 수용시설 인권 유린, 해외 강제 입양 사건 규명"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자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자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출범 계기 위로 오찬을 진행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부당한 국가 폭력에 의해 피해를 당했음에도 명예회복 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피해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로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한국전쟁 속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무참히 희생됐고,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며 민주화를 요구했던 시민과 학생들은 탄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 징집·녹화·선도 공작과 전교조 해직 사건처럼 무리한 공권력으로 삶이 짓밟힌 국민도 많았다"면서 "삼청교육대나 서산개척단 사건 같은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은 물론, 사북 사건이나 납북귀환 어부 사건처럼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 구금과 고문, 가혹 행위도 수없이 자행됐다"고 떠올렸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처는 그 시대에만 머물지 않고 고통의 대물림이 계속됐다"며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물음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는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다.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하겠다"며 "진실화해위에 조사 3국을 추가해 형제복지원이나 덕성원 등 집단 수용시설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피해자의 신청에 의존했던 조사 방식의 한계도 보완해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 조사를 벌이겠다"고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지난 2월 법 개정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명확히 담았다"며 "국가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도 세웠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분이 겪은 아픔을 몇 마디 말로 씻어낼 수 없겠으나, 다시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국가 폭력이 절대로 벌어지지 않도록, 단 한 사람의 무고한 희생자도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국가를 대표해 처음으로 국가폭력 피해자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위로와 사과를 했다.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3기 진실화해위원회도 온전한 과거사 정리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