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초부자 감세 반대?

입력 2023-01-16 18:50:50 수정 2023-01-16 19:25:28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법인세를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고, 반도체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을 씌워 반대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땅에 파묻는 '매국'(埋國) 행위를 벌였다. 덕분에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기반'이자 한미 동맹을 뒷받침하는 안보 자산이기도 한 반도체 산업은 대위기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매출 기준)' 자리를 대만 TSMC에 2개 분기 연속으로 빼앗겼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주력인 TSMC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43% 및 78%나 급증했다. 특히 TSMC는 첨단 반도체 판매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무려 52%에 달했다.

대만은 연구개발비의 25%를 세액공제하는 방안을 마련한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초부자 감세'라는 매국적 발언은 여야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TSMC의 첫 공장을 유치한 일본은 전체 건설비 10조7천억 원 중에서 4조6천억 원의 지원을 결정했다. 일본 경제산업상은 "(국내 기업이든 해외 기업이든) 일본 내 반도체 투자를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TSMC는 실적 호황에 힘입어 일본과 유럽에 추가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며 투자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대한민국의 반도체는 이제 그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혁신 제품 경쟁도 결국은 반도체 싸움이고, 반도체 산업을 향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견고해지는 것을 (CES 2023에서) 확인했다"면서 "(반도체는) 국가 패권이 걸린 산업이다 보니 (국내 및 국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했다. 오죽 답답하면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것이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역설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