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성남FC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야당 현직 대표의 검찰 출석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수사 결과를 떠나 그 자체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때 프로축구 구단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 두산건설 등 관내 6개 기업으로부터 182억 원의 불법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이를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용적률 상향 등의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야당 탄압'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해 왔다. 이날도 이 대표는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며 "수년간 수사해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꺼내서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표적 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법 리스크'를 모면하려면 정치적 수사(修辭)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시 경찰은 3년여간 압수수색도 하지 않고 수사를 뭉개다가 2021년 9월 '혐의 없음' 결정을 내리고 불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 수사의 미진한 점을 확인하고 재수사에 나서 '제3자 뇌물죄'의 구체적 혐의를 포착하고 마침내 이 대표를 소환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검찰 수사는 '야당 탄압' '정치 보복' '정적 제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때 부패 혐의의 사실 여부를 가리려는 지극히 정상적인 직무 수행일 뿐이다. 이 대표가 죄가 없다면 그런 정치적 수사를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이 대표 스스로 말했듯이 '당당하게' 조사에 임해 무고함을 입증하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수십 명이 동행한 것은 '당당함'과 거리가 멀었다. 수사진을 압박하려는 세(勢) 과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죄가 없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믿기 어렵게 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도 이 대표는 의원들의 동행을 말렸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私黨)'임을 재확인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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