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정치권력이 문제야!

입력 2023-01-05 19:53:31

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날개를 달아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우고서 경쟁하라니…."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이구동성이다. 사정을 살펴보면 기업인들의 하소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미국은 '반도체 과학법'을 통과시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 투자액의 25%만큼 세금을 깎아주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기업 연구개발(R&D) 투자의 세액공제를 15%에서 25%로 높이는 법안 처리를 목전에 뒀다. 반면 우리나라 여야는 반도체 등 대기업이 시설 투자를 늘릴 경우 투자액의 8%만큼 세금을 깎아주는 내용의 'K칩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윤석열 대통령 지시가 있고 나서야 정부가 부랴부랴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엔 최대 25%, 중소기업엔 최대 35%까지 올리기로 했다.

며칠 전 윤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을 신속하게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지적처럼 우리 경제 성장·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이 산적해 있다. 경직화된 노동시장 등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모래주머니'와 '신발 속 돌멩이' 같은 규제들이 숱하게 많다.

경제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 중 정치권력이 경제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폐단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잘못된 이념에 사로잡힌 정치권력이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폐단이 비일비재했다.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린 부동산 정책과 세계 최고 수준인 원전 산업을 황폐화시킨 탈원전 정책, 실패로 끝난 소득주도성장이 대표적이다. 4류인 정치가 1류인 경제를 망가뜨리는 퇴행적 행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 경제의 앞날은 물론 국가 미래도 캄캄할 수밖에 없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은 정치권력이 기업을 도와주려고 전방위로 노력하는 반면 우리는 정치가 기업과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대오 각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은 글로벌 현장에서 피땀을 흘리면서 국부를 일구는 우리 기업들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없애는 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정치권력이 경제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폐단을 척결하는 데 스스로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