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해보니…"기부 약정까진 쉽고, 납부·답례품 쇼핑은 어렵네"

입력 2023-01-04 17:41:35 수정 2023-01-04 20:45:06

납부 때 계좌이채·신용카드 택하면 철 지난 '공인인증서' 요구…간편결제 이용이 편리
답례품 지자체몰 택하면 가액·품목 분류 없이 나열만, 품목 분류별 페이지에선 원하는 지자체 특정 못해

[고향사랑기부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고향사랑기부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고향사랑기부제] 기부하기 화면.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고향사랑기부제] 기부하기 화면.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부터 시행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이용할 때 기부금 납부와 답례품 쇼핑 절차가 번거로워 개선이 필요할 전망이다.

4일 본지 기자가 고향사랑기부제 홈페이지인 '고향사랑e음'에 접속, 기부부터 답례품 선택까지 체험해 봤다.

홈페이지는 큰 버튼과 눈에 띄는 메뉴명으로 구성이 직관적이었다.

접속하면 '고향사랑 기부하기'와 '답례품 둘러보기'라는 2개 메뉴가 눈에 띈다.

고향사랑 기부하기 페이지에서 '지도에서 찾기' 또는 '목록에서 찾기'로 기부처를 본청(광역단체) 또는 기초단체 단위로 택할 수 있었다. 경상북도 본청을 선택했다.

기부를 이어가려면 먼저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 회원 아이디·비밀번호나 카카오톡과 네이버, 패스, 페이코 및 금융기관의 '간편인증'을 이용해 로그인해야 했다. 네이버 간편인증 경우 오류가 발생해 카카오톡 인증을 이용했다.

기부하기 화면 상단에 '주소 확인하기' 버튼이 나타났다. "기부처를 제대로 선택했는지 확인하라는 뜻인가?" 알고 보니 기부 대상 지자체가 기부자 주소지와 중복되는지 검증하고자 주민번호를 확인하는 절차였다. '기부할 수 있는지 확인' 등 표현이 나을 것 같았다.

이어 원하는 기부액 10만원(100,000)을 입력하고, 기부금의 최고 30% 가액 답례품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택했다. 답례품을 받겠다고 신청하니 기부 약정이 끝났다.

기부금 납부 과정은 상당히 번거로웠다.

이어지는 고향사랑 기부금 납부 페이지에서는 전자납부번호와 기부처, 약정 날짜, 납기 기한(해당 월말)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기한 내 기부금을 내지 않을 시 약정이 자동 취소된다.

[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 지로 즉시납부.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 지로 즉시납부.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즉시 납부'를 택하면 '위택스 인터넷지로' 창에서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간편결제' 등 납부 방법을 고를 수 있었다. 해당 페이지는 윈도우(Windows) 운영체제에만 최적화돼 있어 맥OS, 리눅스 등 타 운영체제나 스마트폰으로는 이용할 수 없었다.

계좌이체·신용카드를 택하니 공인인증서를 요구했다. 최근 다수 금융서비스들이 공인인증을 간소화·생략하는 추세라 불편이 컸다. 전자금융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의 어려움도 불 보듯 뻔했다.

그 대신 간편결제를 택하니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답례품 쇼핑 때도 원하는 품목을 찾기가 어려웠다.

지자체몰에서는 답례품을 가액(필요 포인트)이나 품목(농·수·축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 지역상품권 등)별로 분류해 볼 수 없고, 반대로 품목별 페이지에서는 지역별 답례품을 분류해 볼 수 없는 탓이다.

사이트 상단 '선택가능 답례품'을 누르자 그나마 현재 지닌 포인트로 살 수 있는 모든 답례품을 추려 보여줬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둘러보기.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둘러보기.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갈무리

경상북도 본청에 10만원을 기부하고 받은 3만 포인트(3만원)로는 이날 현재 경상북도 답례품목 50개 가운데 상주곶감, 사이소 모바일 상품권, 콜드브루 커피 선물세트, 한우스테이크, 이사금경주쌀, 고기곰탕세트, 도자기 머그컵 등을 고를 수 있었다.

'상품 더 보기'를 누를 때마다 앞서 지나간 품목이 가격과 용량만 다른 구성으로 재차 나타나 필요한 것을 고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검색창이 있지만 답례품 설명에 내가 찾고자 하는 키워드가 없다면 무용지물이었다. 접속자가 몰린 탓인지 웹페이지 로딩이 오래 걸리거나 실패하기도 했다.

3만 포인트짜리 한우사골곰탕 7팩을 장바구니에 담고서 배송지를 입력해 답례품 신청을 마쳤다. 배송비는 따로 붙지 않았다. 남는 포인트가 있다면 다음 기부 때 활용할 수 있었다.

한편, 온라인 기부가 어려운 이들은 농협은행 창구에서도 기부 및 답례품 신청을 할 수 있으나, 정작 농협은행 현장에선 직원들이 기부금 접수에 애먹거나 창구에서 답례품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 운영 초기라 모바일 접속 기능, 서버 트래픽(접속량) 관리 등 개선할 것이 많다. '세액공제 기준, 기부·답례품 신청 방법' 등 제도 자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상담전화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면서 "한시바삐 서비스를 개선해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