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위발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
어느날 문단 모임 자리에서 선배 시인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이시인! 세상에 사람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이득과 손해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과 옳고 그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네."
결론은 사람을 만날 때 옳고 그름을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라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것이 있었다. 할머니가 폐지를 싣고 가다가 건널목에서 폐지가 쏟아졌을 때 그냥 지나치는 사람과 폐지를 주워 리어카에 실어 주는 사람을 떠올렸다.
이런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저런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양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든 것과 같이 옳고 그름을 생각하는 사람과 폐지를 주워 주는 사람에겐 다른 DNA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랑을 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힘도 바로 사랑이다.
인간은 평생 끊임없는 내면의 갈등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어찌 보면 인생이란 크고 작은 갈등과 선택의 연속이기도 하다. 특히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사회적 기준과 비교하면서 억제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
사랑도 마찬가지 그런 과정을 겪게 된다. 그 과정에 이성적 욕망과 사회적 제약 사이의 갈등을 자주 겪게 된다. 살아가면서 규범이라고 말하는 도덕이나 규칙을 강요받게 된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 꿈틀거리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바로 욕망과 쾌락이란 것이다. 이성과는 구분되는 감성 영역에서 나오는 욕구다. 그 욕구를 제어하고 장미꽃처럼 피어나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대문호인 톨스토이가 깨달음으로 우리들이 살아갈 이유를 찾아 쓴 작품이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사람으로 있을 때 제가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계획해서가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과 그의 마음에 있는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계획해서가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사랑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 하나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류의 역사 이래 수많은 예술 작품을 통해 반복되어 온 주제가 바로 '사랑'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중에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해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정, 누구나 가슴 속에 한송이 장미를 가지고 있다. 새해를 맞아 장미꽃이 온 세상에 피어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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