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쿼드러플 보기 후 우승'…올해 세계 골프 '머쓱한 순간'

입력 2022-12-29 13:53:50

1라운드 1번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한 김주형.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1라운드 1번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한 김주형.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김주형(20)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1라운드 1번 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결국 우승한 일이 올해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머쓱한 순간'에 뽑혔다.

미국 골프채널은 올해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에서 벌어진 다소 황당하면서 머쓱했던 사건 10건을 추려 29일(한국시간) 소개했다.

김주형은 당시 1번 홀(파4)에서 8타를 쳐 머쓱하기 짝이 없는 순간을 맞았다.

프로 선수가 이른바 '양파'로 경기를 시작한 망신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웃어넘긴 김주형은 1라운드를 3언더파로 마쳤고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스코치 셰플러(미국)는 우승 세리머니를 앞두고 멋쩍은 순간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4퍼트 더블보기를 했다.

워낙 타수 차이를 크게 벌려 놓았던 터라 우승에는 지장 없었지만,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1m도 채 되지 않은 파퍼트와 보기 퍼트를 거푸 넣지 못한 셰플러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세계랭킹 1위 선수의 마스터스 우승 순간치고는 모양 빠지는 장면이었다.

퍼트하고선 볼이 홀에 들어가기 전에 홀을 향해 걸어가는 교포 선수 케빈 나(미국)도 쑥스러운 순간을 겪었다.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 8번 홀(파3)에서 2m 거리 버디 퍼트를 한 케빈 나는 당연히 들어갈 것이라고 여기고 홀을 향해 발을 뗐지만, 볼은 홀을 외면했다.

케빈 나는 머쓱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스코티시 오픈 1라운드 16번 홀(파5) 그린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도 소환됐다.

당시 윌 잴러토리스(미국)가 그린 밖에 칩샷 한 볼은 그린에 올라와서는 동반 경기자인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의 볼 마크 위에 멈췄다.

두 선수는 물론 지켜보던 관객 모두 보기 드문 장면에 웃음을 터트렸다.

PGA 투어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 1라운드 때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세계랭킹 2위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그린을 읽던 중에 스미스의 퍼트 라인을 대놓고 밟으며 지나갔다.

스미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셰플러를 쳐다봤지만, 셰플러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셰플러가 당시 LIV 골프로 옮긴다는 소문이 났던 스미스에 대한 적대감을 표시한 행동이라고 수군댔지만, 둘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우아쉰(중국)은 DP 월드투어 스페인오픈 2라운드 16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했는데 볼은 나무를 맞고 말았다. 티박스에서 고작 56야드 떨어진 지점이었다.

머쓱한 표정에 이어 절망적인 표정으로 다음 샷을 이어간 우아쉰은 결국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BMW 챔피언십 3라운드 15번 홀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퍼트하려던 순간 그린 위로 정체 모를 볼이 하나 굴러 들어왔다.

누군가가 원격 조종한 볼이었다. 화가 난 매킬로이는 볼을 집어 연못으로 던져버렸다. 중계진은 "정말 황당한 일"이라면서 "화가 날 만도 하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때 교포 제임스 한(미국)은 그린에서 퍼트하다가 갑자기 한 관객을 향해 "과자 씹어먹는 소리가 다 들린다"고 버럭 화를 냈다.

DP 월드투어 힘머란트 대회 때 아론 코커릴(캐나다)는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하고도 컷 탈락했다.

스코어카드에 사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앞선 대회 때도 홀인원을 해서 2주 연속 홀인원의 기쁨을 누렸지만, 실격이라는 머쓱한 상황을 맞았다.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6번 홀(파4)에서 넬리 코다(미국)가 친 볼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 갤러리가 다니는 길목에 떨어졌다.

중계 카메라가 볼이 떨어진 지점을 비추고 있었는데 지나던 여자 관객이 볼을 집어 들었다.

신나는 몸짓까지 하면서 길을 가던 그 관객은 다른 관객이 황급히 볼을 있던 자리에 내려놓으라고 재촉하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볼을 내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