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구 김천부시장(전 경북도 자치국장)
최근 유명 인터넷 웹툰 작가가 사인회를 열기로 한 카페에서 예약에 오류가 있었다며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깊고 간절하다는 뜻인 한자어 '심심(甚深)한'을 '지루한'으로 오해한 댓글이 달려 디지털 세대의 문해력 논란에 관해 보도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문해력도 아쉽긴 하나 이런 논란을 비판적 사고의 부족이나 심지어 자연스러운 언어 교체 현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고 한다. '심심한 사과'를 국어사전을 펼쳐 찾는 이가 얼마나 될지 나조차도 의문이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시대에서 공직자로서 중요한 덕목은 그냥 문해력이 아닐 것이다. 단순히 읽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찾아 평가하고 조합할 줄 알아야 한다. 민생을 돌보고 보다 나은 도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공직자 스스로 확신에 찬 논리와 명제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답을 찾으려거든 경북도청 안민관(본관) 1층으로 오면 된다. 최근 누구에게나 자랑할 만한 새로운 명소가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도청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첫눈에 들어오는 미래창고 도서관이다.
미래창고 도서관은 도서 약 2만 권과 전자책 2천 권을 갖추고 셀프 대출 반납 등 스마트 도서관으로 운영하게 된다.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라고 하여 빡빡한 대출 절차도 없애고 읽고 싶은 대로 마음껏 읽고 부족하면 집에 가져가 보고 시간이 허락할 때 아무 때나 반납하면 된다.
도서관 탄생 배경도 사실 극적이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간부 공무원들의 만류에도 이철우 도지사는 도청 개청 이래 유지되어 온 당직실을 폐쇄하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만들라고 주문하였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 생각하는 근육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도지사는 믿었던 것이다.
도서관 한쪽에는 '메타버스 XR 체험존'도 구축했다.
올해 초부터 일찌감치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선언한 경북도는 메타버스 콘텐츠 체험·전시 공간을 통해 도민의 메타버스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고자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좀 더 짬을 낼 수 있다면 화요일 아침 일찍 더 큰 변화와 혁신을 느낄 수 있다. 도지사 임기 첫해부터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화요일에 공부하자는 '화공 특강'을 시작, 벌써 200회를 맞이하였다. '변해야 산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도지사의 철학대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열정에 이제는 연구 중심 도정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연구도정, 지식도정, 미래도정을 위해 새벽에 공부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경북도청 공직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생각하는 근육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 화공 특강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피로감이 어느덧 배움의 상쾌함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이 가능한 것은 언제나 같은 위치에서 같은 마음으로 함께하는 리더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도지사부터 스스로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양복보다는 점퍼를 입는 등 형식보다 실용을 중시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직원들과 함께 천년숲을 걷고 검무산을 오르내리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누는 담소는 도청의 생각하는 힘을 키워 나가고 있다.
생각의 힘을 믿고 독서하고 공부하자. 더 먼저 더 멀리 더 크게 생각하고 행동하자. 그리하면 찬란했던 신라 천년의 역사처럼 또다시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지방 시대를 빨리 여는 길! 생각의 힘에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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