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선택과목 통해 고교학점제 전면도입 준비…초·중 디지털 교육 2배 늘어

입력 2022-12-22 15:28:11 수정 2022-12-22 19:32:06

고등학교 교육과정 시수 대신 학점 기반 선택 과정으로
고교 1학년 공통과목 위주로 2, 3학년 때 선택과목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 졸업 이수하려면 192학점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스 2배 늘려, 고교는 인공지능·데이터 과목 신설
논란이 된 '자유민주주의' 표현은 추가· '성평등'은 빠져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개정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 교육과정 확정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개정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 교육과정 확정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다양한 선택과목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등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을 위한 새 교육과정을 확정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시수 대신 학점 기반의 선택 과정으로 명시하면서, 학생의 진로·적성에 따라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도록 과목들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정보 수업을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학교, 2025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교육부가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을 모두 개정한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에 맞춰 교육과정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새 교육과정은 2025년 전면도입을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 취지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시수 대신 학점 기반의 선택 교육과정으로 바꿨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앞으로 고등학교 1학년은 공통과목 위주로 듣고 2, 3학년 때 진로나 적성에 따라 '일반 선택과목', '진로 선택과목', '융합 선택과목' 등 다양한 과목을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새 교육과정을 적용해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할 학점은 192학점으로 정했다.

1학점은 50분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16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각 과목은 학기당 기본 4학점(체육, 예술, 교양은 3학점)으로 배정된다.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는 8학점, 과학은 10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새 교육과정은 다양한 교과를 균형적으로 듣도록 하고자 국어, 수학, 영어 교과의 이수학점이 81학점을 넘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소속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선택과목의 경우 다른 학교와의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된 수업도 들을 수 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교 내신은 현행 1~9등급제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라 대입제도 개편안도 2024년 2월까지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입제도 개편안은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8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가 대입을 예측할 수 있고, 교육 현장에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현행 대입제도는 큰 틀을 유지할 것이다. 수능 폐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단, 교육계 등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전면도입 시점을 2025년 이후로 연기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에 앞서 평가 체제 신뢰성 확보와 교원 평가 역량 향상을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새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을 강화하기 위해 초·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를 2배 늘렸다. 초등학교는 5, 6학년 '실과' 과목 내 정보 교육 단원 시수를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 중학교는 '정보' 과목 시수를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 편성하도록 했다.

고등학교에선 '정보' 과목 외에도 진로 선택과목으로 '인공지능 기초',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와 생활' 등이 신설된다.

한편, 논란이 됐던 '자유민주주의' 표현은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에 포함됐고, 도덕 교과의 경우 '성평등' 용어를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꾸기로 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악 규탄 기자회견에서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악 규탄 기자회견에서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