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백세시대에 알아야 하는 무릎 관절염

입력 2022-12-14 06:30:00

이광명 대구 광명한방병원 병원장
이광명 대구 광명한방병원 병원장

최근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퇴행성 질환이 점차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릎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상적인 무릎은 관절 안에 연골이 있어서 걷고 뛰고 운동할 때 뼈들끼리 부딪히지 않게 마찰을 줄여주고 충격을 흡수해 준다. 그러나 오랜 세월 과도하게 무릎 관절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주로 뼈끝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부딪혀 마모되면서 발생하게 되며, 통증과 부종을 일으킨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시행되지 않으면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학의 무릎과 닮았다고 하여 '학슬풍'(鶴膝風)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통증 양상에 따라 무릎 아래가 아픈 것을 '슬안풍'(膝眼風)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주된 원인으로 나이가 들수록 근육과 인대를 주관하는 간장(肝臟)과 뼈를 주관하는 신장(腎臟)이 약해지면서 무릎 관절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외적으로 풍한습사(風寒濕邪)의 기운이 관절에 침범하면서 무릎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이런 경우 주로 무릎에 찬바람이 분다고 하거나 시리고 쑤신다, 뻣뻣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만이 있는 경우 습열(濕熱)이 무릎 관절에 침범하기 쉽다고 보며, 이럴 때는 무릎이 부어 오르거나, 무릎에 물이 차오른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외상으로 인한 경우에는 어혈(瘀血)로 인해 무릎 근처를 지나는 경락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긴다고 보고 있으며, 이런 경우는 밤에 통증을 더 느끼며 한 지점이 콕콕 쑤시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등산을 하거나 계단을 올라갈 때보다 하산이나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에 훨씬 더 부담이 가게 되므로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경사진 곳을 오르내리는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부드러운 흙길이나 백사장 걷기, 수영하기는 무릎에 충격을 크게 주지 않고 주변 근육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된다.

체중을 줄이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체중을 5㎏만 줄여도 퇴행성 슬관절염이 생길 확률이 50% 줄어든다고 한다.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와 수술을 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경우로 나뉘는데, 수술적 치료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무릎 관절염 환자 35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한 그룹은 수술 후 물리치료를 하고, 다른 한 그룹은 물리치료만 하게 해 1년간 관찰한 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다른 대안인 보존적 치료로는 물리치료와 도수치료를 통해 무릎 주위의 관절과 인대를 재정렬하고 긴장을 완화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회복을 촉진하는 방법이 있다.

한방치료로는 관절의 염증을 치료하는 약침 요법, 주변의 관절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침, 부항, 뜸 치료가 있다. 또한 구조적으로 골반이나 무릎, 발목관절에 비대칭이 있는 경우 추나요법을 통해 좌우 비대칭을 교정해 무릎의 부하를 줄이고 근본적으로 통증을 줄여주기도 한다. 또한 한약치료도 그 원인에 따라 간장과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기도 하고, 풍한습(風寒濕)을 제거하기도 하며, 습열이나 어혈을 제거하는 한약을 병행하기도 한다.

이광명 대구 광명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