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상달암’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

입력 2022-11-24 16:10:17 수정 2022-11-24 20:42:43

보경사 적광전 이어 지역 목조건조물 중 두 번째
1484년 조선 전기 문신 ‘손소(孫昭)’의 재실 건축…불교→유교문화 변모 나타내

국가지정문화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포항시 남구 연일읍 상달암 전경. 포항시 제공

문화재청이 25일부터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 위치한 '포항 상달암'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고시하기로 했다.

상달암은 조선 전기 문신인 '손소'(孫昭)의 묘를 조성할 때 묘소를 수호하고 망자의 명복을 빌기 위한 목적으로 1484년에 중건된 재실 건축이다. 1595년과 1786년에 각각 수리돼 현재에 이른다.

'ㄱ'자형 평면을 갖는 맞배지붕 건물로, 1484년 중건 당시 누마루인 화수루(花樹樓) 부분이 덧붙여져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본채의 맞배지붕에 덧댄 가적지붕의 독특한 지붕 구성은 중건 당시의 모습으로 판단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

묘소 관리 및 재사(조상의 묘소를 수호하고 시제를 받들기 위한 집)를 위한 시설로 불교적 관습이 남아 있던 조선 전기의 분암(묘소 주변에 사찰을 세워 승려가 묘소를 지키게 하고 선조의 명복을 빌며 정기적으로 제를 올리기 위해 건립한 암자)에서 출발했다.

이후 조선 중기를 거치면서 내부 평면 구성이 변화했고 문간채와 고직사(庫直舍·관리동)가 건립되면서 유교 시설인 재실로 변모해 간 역사적 전개 과정이 기록과 건축 유구를 통해 확인되는 등 중요한 사료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전국의 250여건의 사묘·재실 등을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상달암은 목조문화재 전문가 검토를 거쳐 선정된 8건의 유교건축 문화재 중 하나이다.

상달암은 1995년 경북도 지정문화재(유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이번 보물 지정은 지난 2015년 지정된 '보경사 적광전'에 이어 포항지역 목조건조물 중에서는 두 번째이다.

포항시는 상달암의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해 고직사 건물의 보수와 전기시설 개선 등 보수정비 예산을 국비지원을 받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는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분옥정(포항시 북구 기계면 봉계리)·용계정(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도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