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언더독의 반란' 꿈꾸는 한국…사우디처럼 기적 만들까

입력 2022-11-23 16:01:05 수정 2022-11-23 19:56:27

24일 밤 10시 우루과이와 첫 경기
아르헨티나 꺾은 사우디 이변 영향…선수들에게 동기 부여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조규성, 벤투 감독, 손흥민.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조규성, 벤투 감독, 손흥민.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제압한 '이변'이 태극전사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듯하다.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을 코앞에 둔 한국 축구대표팀은 남미의 강호도 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채 막바지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 훈련 직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제압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에도 기가 죽지 않은 사우디는 내리 두 골을 넣으면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언더독의 반란'이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준 것일까. 훈련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벤투 감독은 선수단을 불러 모으고 15분간 일장 연설을 했다. 피치 위에서 선수들에게 긴 얘기를 하지 않는 벤투 감독으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감독의 말을 경청했다.

22일 오후 4시 반(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손흥민. 신중언 기자
22일 오후 4시 반(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손흥민. 신중언 기자

연설이 끝나자 선수들은 크게 기합을 지르며 흩어져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때는 손흥민이 '분위기 메이커'로 나섰다. 그는 수시로 농담을 던지며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김민재(나폴리)를 향해 복싱 포즈를 취한 뒤 엉덩이에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등 익살스러운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선수들은 몸을 푼 뒤에는 조를 이뤄 공을 빼앗으며 로테이션하는 훈련으로 몸에 열을 올렸다.

대표팀의 활발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왼쪽 햄스트링에 문제가 발생한 황희찬(울버햄튼)의 회복 속도가 더뎌 보인다는 점은 아쉬웠다. 황희찬은 홀로 사이클을 타며 몸을 덥힌 뒤 실내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이날 훈련에 앞서서는 벤투호의 왼쪽 풀백을 담당하는 김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가 기자회견에 나섰다. 두 선수 역시 사우디가 만들어낸 이변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김진수(전북)는 "모든 분이 아시겠지만 축구란 스포츠는 강팀이 질 수 있고, 약팀이 이길 수도 있다"며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긴 게 우리에게도 희망이라고 본다. 잘 준비해서 이기는 것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준호(산둥 타이산)는 "모든 경기를 챙겨서 봤다. 같은 아시아 국가지만 경기를 임하는 자세나 뛰면서 정말 선수들이 간절함이나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며 "앞서 두 번(카타르·이란) 패했지만 아시아 국가가 다 지진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긴 게 우리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갑내기 친구인 손흥민의 상태에 대해선 "마음가짐이 강한 선수라 훈련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기에서도 잘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카타르 도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