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공'을 다녀와서

입력 2022-12-01 19:36:54 수정 2022-12-08 17:39:28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

'화공'은 화요일에는 공부하자는 공부 모임의 약자이다. 경상북도청에서는 매주 화요일 아침 명사를 모셔서 강의를 듣는다. 직원 200명이 참석한다. 온라인도 가능하다. 이철우 도지사님이 취임하면서 제안하여 시작된 후 이미 4년을 지속하고 있다.

나는 고려대 '바다최고위과정' 주임교수인데, 바다 분야에서도 농업에서의 혁신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보아 농업 전문기자를 강사로 3차례나 초빙했다. 발상의 전환 사례를 많이 보았다. 혁신적인 사례를 우리 농업 분야에 어떻게 접목할지를 잘 설명해 주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북도에 그의 강의가 꼭 필요할 것 같았다. 도지사님께 화공의 강사로 그를 추천했다. 작년 3월에 나도 초대되어 '경북 동해안 바다를 발전시키자'는 제목으로 강의한 바 있다.

강의를 마친 다음 티타임을 가졌다.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님 등 7, 8명의 위원장, 자문위원 등의 직책을 가진 분이 참석했다. 모두 화공에서 이미 강의를 하고 경북도와 인연을 맺게 된 분들이다. 행정의 중심인 도지사님을 정점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서 경북의 발전을 위해서 시너지를 함께한다는 점이 좋았다. 지사님은 당신이 공부를 하고 싶어서 화공을 한다고 말씀하셨다. 1주일에 2, 3번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교수인 나로서는 도지사님의 방향에 찬성한다. 전문가의 강의를 통해서 듣는 것이 책을 읽는 방법보다 10배 정도 더 효과가 있다. 책을 읽으려면 10시간이 필요한 것을 전문가는 1시간 안에 요약하여 핵심을 강의해 주기 때문이다. 나도 2020년 9월부터 코로나 시대에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를 마련했고 운영 대표로 활동 중이다. 현재 720명의 회원을 자랑한다. 해운, 조선, 물류, 수산 등 바다 관련 공부를 통섭적으로 재능기부 형식으로 한다. 격주로 토요일마다 줌 앞에 150명의 사람이 모인다. 집단적으로 지식수준이 높아지면 바다산업은 지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4년에 걸친 공부가 경북도청 공무원들의 지식수준을 높이고 높아진 지식은 도정에 반영될 것이다. 중앙 부처를 접촉해 보면 국책 연구기관에 과제를 주어서 얻은 결과물을 가지고 정책에 반영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장점은 있지만, 이런 구조하에서는 중요한 이슈를 담당 공무원이 꿰차지를 못한다. 연구원이 공부한 것을 빌려오는 셈이다. 화공과 같이 계속 공부하게 되면 공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이 결론을 내고 근거만 용역을 붙여서 전문가의 의견으로 보강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경북도청의 간부들은 업무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고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목표지향적이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화공에서 강의한 내용들은 각 담당 분야 공무원들의 지식수준을 높일 것이고 농업, 수산, 문화, 관광 등 제 분야에서 그들이 도민들을 이끌면서 경북을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여기에 화공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외곽에서 자문역으로 도움을 준다. 이철우 도지사님은 이런 목적으로 화공을 4년째 가동하고 계시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화공은 전국 유일의 도 단위 공무원 단체 정규 공부 모임이다. 그래서 화공은 경북의 자존심이고 자랑이다. 화공이 경북의 시군으로 전파되고 전국의 모든 관공서에 확산된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북이 1970년대 전국 최고 인구를 자랑하면서 대한민국을 이끌었듯이 다시 한번 국정을 이끌었으면 한다. 그 원동력은 화공 공부 모임이 될 것이다. '화공'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