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경제] 삼화식품의 변신…간장→치킨→간편식까지

입력 2022-11-17 14:56:41

아라치 치킨, 국내 100호점 넘어 일본 1호점 가맹 계약
이달에는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요리엔삼화도 론칭
변화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지역기업 변신 계속될 듯

삼화식품은 지난달 15일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아라치 치킨 일본 가맹 1호 계약을 체결했다. 삼화식품 제공
삼화식품은 지난달 15일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아라치 치킨 일본 가맹 1호 계약을 체결했다. 삼화식품 제공

바야흐로 '대변신'의 시대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수십 년간 한 분야에서 노하우와 명성을 쌓은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삼화간장'으로 유명한 대구의 식품 전문기업 삼화식품은 최근 치킨과 간편식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며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30여 년 동안 다수의 메이저 치킨 브랜드에 간장을 공급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초 '아라치'(아이 라이크 치킨)라는 브랜드명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이달에는 가정식 프리미엄 간편식인 '요리엔삼화'를 론칭한다.

대구를 넘어 전국구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삼화식품의 변신과 성공 전략을 들었다.

◆단기간 가맹점 100호 돌파…비결은 역시 간장

17일 삼화식품에 따르면 아라치 치킨은 가맹 사업 10개월 만에 가맹점 113호점 계약을 완료하며 단기간 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포화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아라치 치킨은 삼화식품 본사가 가진 소스의 전문성과 합리적인 유통 구조로 성공적으로 외식 사업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삼화식품 간장은 염도와 당도의 균형이 좋아 일반 가정에서는 물론, 많은 유명 식당에서 삼화간장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삼화식품은 간장치킨으로 유명한 다수의 치킨 브랜드에 간장을 납품하며 소스 비결을 전수했다. '우리가 알던 그 간장치킨 맛'이 알고 보면 삼화간장의 맛인 경우가 많다. 삼화간장은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구수한 맛까지 나 튀긴 계육에 잘 어울린다는 평으로 많은 업체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삼화식품은 최상의 장맛을 구현하려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키운 콩으로 연구를 거듭했다. 또 맑고 깊은 간장 향을 살리기 위해 자연 숙성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고,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제품 우수성을 검증했다. 간장의 맛을 소비자가 직접 맛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전국 유통망을 구축해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으로 판매 경로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맛과 신뢰 모두 놓치지 않을 것"

고유의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삼화간장의 맛을 인정받은 덕분에 삼화식품은 아라치 치킨의 소스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다. 메뉴마다 간장의 비율을 달리한 소스를 연구개발해 익숙하지만 특색 있는 맛의 애간장치킨, 매운간장치킨 등을 선보였다.

현미유 사용도 특징이다. 튀김옷의 바삭한 식감과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구현하려 현미유를 100%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는 현미유가 치킨 맛에 좋은 기름인 것을 알면서도 단가 문제로 현미유를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아라치 치킨은 소스를 직접 제조해 유통 마진을 줄였기 때문에 현미유를 사용하면서도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삼화식품은 아라치 치킨 맛은 물론 고객, 가맹점과의 신뢰도 놓치지 않는다는 각오다.

국내 최초로 치킨 소스에 원산지를 표기했고, 엄선된 고품질 원료를 직접 가공·제조해 가맹점에 납품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점주와의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가맹점과 상생한다는 기본 이념에 따라 중간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가맹점 마진을 높였다.

아라치 치킨은 예비 점주의 창업 부담을 줄이고자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가맹비·로열티 등을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로고 전면 간판 비용을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높은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가맹점주의 매장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 3개월 동안 배달의민족 깃발(울트라콜) 비용을 지원한다.

더불어 계약 축하와 보답의 의미로 계육을 100마리 무상 지원하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공유주방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해 가맹점주가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매출 증대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

아라치 치킨 전속모델로 발탁된 레드벨벳 조이. 삼화식품 제공
아라치 치킨 전속모델로 발탁된 레드벨벳 조이. 삼화식품 제공

◆조이 전속모델 발탁…활발한 홍보 눈길

삼화식품의 이름을 걸고 도전한 신사업답게 활발한 광고와 홍보도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첫 전속모델로 걸그룹 레드벨벳 조이를 발탁해 청량미가 가득한 발랄하고 밝은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3년 만에 열린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도 참가해 치킨 부스를 운영했다.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자 시식 코너와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다. SM타운 라이브 콘서트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리미티드 특별 순살 치킨 박스에 치킨을 제공해 방문객의 호응과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제20회 대구음식산업박람회'에 참가해 삼화식품 제품이 '올해의 대구푸드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누구나 쉽고 간편한 조리가 가능한 '척척척 만능간장', '척척척 만능된장', '척척척 만능고추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류 제품과 요리엔삼화, 아라치 치킨을 소개했다. 삼화식품만의 차별성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만큼, 아라치 치킨의 시식 부스에는 방문객 발길이 이어지며 시식 제품 전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삼화식품은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신사업을 알리고자 오프라인 활동 외에도 TV CF, 예능을 불문한 다양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 다채로운 홍보 활동을 이어가려,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인기 힙합 경연 프로그램 엠넷 '쇼미더머니11'에 협찬했다.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경기를 통해 아라치 치킨을 홍보하기도 했으며, 곧 다가올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라치 치킨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시장 넘어 해외, 간편식 시장까지

아라치 치킨은 삼화식품 본사의 대내외적 지원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일본 후쿠오카현 텐진에서 아라치 일본 가맹 1호점 계약을 체결했다. 또 K-푸드의 위상을 알리려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높여 세계 곳곳에서 아라치 치킨을 맛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아라치 치킨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름을 얼마나 좋은 것을 쓰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런데 지금은 좋은 기름을 사용하고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앞으로는 소스가 중요하다.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진 만큼 '치킨도 요리'라는 생각으로 단순히 튀기고 소스를 바르는 것을 넘어 입안에서 감도는 닭과 양념의 조화로움을 선사하려 소스 연구를 끊임없이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아라치 치킨을 맛보는 그날이 오도록 가맹점 확대와 홍보에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간편식 시장에도 진출한 삼화식품은 이달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요리엔삼화'를 내놓는다.

삼화식품 장류로 만든 요리엔삼화 제품들은 급변하는 식습관, 음식문화, 1인 가구 등의 변화에 맞춰 출시된다. 지난해 출시된 '척척척 만능간장'이 급변하는 식문화 시장에서 호평받은 것이 요리엔삼화 출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삼화식품 관계자는 "변화하는 식습관과 입맛에 따라 삼화식품 장류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즉석식품을 개발, 엄격한 소비자 관능 테스트 등을 거쳐 맛과 품질까지 확보했다"며 "미스트롯2 김태연 양을 모델로 선정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다양한 연령대에서 사랑받는 김 양의 이미지와 맞다고 판단했고 홍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대구음식산업박람회에 참가한 아라치 치킨. 삼화식품 제공
지난달 대구음식산업박람회에 참가한 아라치 치킨. 삼화식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