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엽 문화경영 컨설턴트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들이 선택하는 주된 영어식 이름 두 가지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다. 이 두 오케스트라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먼저 '오케스트라'라는 단어의 어원을 한번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는 함께 음악연주를 하는 집단을 말한다. 원래 이 단어는 사람의 집합이 아닌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야외극장의 무대 앞에 합창단이 노래와 춤을 하는 원형 구역을 지칭했다. 그리스와는 달리 고대 로마에서는 상원 의원과 귀족만 앉는 무대 앞쪽의 VIP 구역을 오케스트라라고 했다(고대 로마에서도 오케스트라석 예약과 관련해 청탁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1층 객석을 오케스트라석이라고 부르는 외국의 공연장들이 있다.
오케스트라라는 단어가 악단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이다. 그로브 음악사전에 따르면, 1670년 경 프랑스에서 큰 앙상블을 의미하는 단어로 오케스트라를 사용하였으며, 십 년 정도 후에 이탈리아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날 오케스트라라는 단어만으로는 연주단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심지어 어떤 종류의 음악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재즈 오케스트라, 팝스 오케스트라 등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오케스트라라는 단어는 클래식 음악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심포니'(symphony)라는 단어를 오케스트라에 붙이면 현악기뿐만 아니라 목관악기, 금관악기와 타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는 큰 클래식 앙상블을 말한다. 즉 '심포니 오케스트라'이다.
'심포니'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함께 소리를 낸다는 뜻의 '심포니아'(symphonia)라는 말에서 유래했으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통해 모든 종류의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때로는 많은 악기가 필요한 역동적인 기악곡, 예를 들면 교향곡을 가리키기도 했다.
그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바로크 시대 이전까지는 왕이나 귀족들 중심으로 음악을 즐겼으며, 따라서 음악회는 거의 왕궁이나 귀족의 저택이었다. 이 당시 대중들은 음악회에 갈 기회가 없었다. 기록에 의하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공개연주회가 1678년에 런던에서 최초로 열린 후, 18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음악 애호가들이 협회를 구성하여 회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를 열었었다. 그러다 청중이 늘어나자 협회는 더 큰 연주장을 빌려 음악회를 개최하였는데, 이런 협회를 필하모닉 협회(Philharmonic Society)라고 불렀다. 필하모닉이란 단어는 사랑을 뜻하는 그리스어 '필로스'(philos)와 아름다운 음악을 의미하는 '하모니코스'(harmonikos)가 합쳐진 말로 '음악의 친구'라는 뜻이다. 19세기에는 많은 필하모닉 협회가 만들어져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개최했으며, 출연한 오케스트라에는 필하모닉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미국 최초의 오케스트라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름도 뉴욕 필하모닉 협회에서 나왔다. 또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자신들은 클래식 음악연주를 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모두가 알다시피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둘 사이의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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