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보지도 못하고 떠나"…가족·지인들 마지막 인사 건네
희생자 관 운구차량에 오르자 오열…화장장서도 눈물, 침통한 분위기
"엄마가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2일 오전 8시 이태원 참사 희생자 A(23) 씨의 시신이 안치된 대구 동구 한 장례식장. 10시 발인을 앞둔 유족들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빈소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본격적으로 발인식이 시작되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한 친척은 A씨의 어머니를 부축하며 "오늘 우리 00이 떠난다고 날씨도 너무 좋네"라며 애써 위로했다. 영결식장에는 유족과 A씨의 지인 60명이 모여 묵념하며 A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A씨의 관이 운구차량에 오르자 유족들은 "못 보낸다", "가지 말라"며 고인의 이름을 하염없이 불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A씨의 관에는 마치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길 바라듯 그의 생전 모습을 찍은 사진과 유족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하트모양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달서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시작된 또 다른 희생자 B(24) 씨의 발인식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가족들은 애써 울음을 참은 채 고인과의 마지막 이별을 준비했다. B씨의 관이 운구차량에 오르자 고인의 고모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운구 차량들은 수성구 고모동 명복공원으로 향했고, 화장 역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유족들의 눈물과 함께 진행됐다. 화장장에 먼저 도착한 B씨의 유족들은 고인을 화장장으로 들여보내기 전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관에 손을 올리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아프지 말고 잘 가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대기실에서 유족들은 고인의 영정사진을 끊임없이 들여다봤다. 또 일부는 침통한 심정을 느끼면서 밖으로 나가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약 2시간이 지난 후 수골실에서 유골함을 받아가라는 안내가 나오자 분위기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 유족들은 통곡에 가까운 눈물을 닦다 못해 얼굴을 감싼 채 장지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이번 이태원 참사의 소식에 다른 고인을 보내러 온 유족들도 슬픔을 함께했다. 이날 명복공원에서 만난 C(38) 씨는 "꽃 한번 피어보지 못하고 떠난 사람들이다. 자식 가진 부모로서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사흘째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찾은 이곳에선 약 5분마다 2~3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중에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는 시민도 있었다.
김민정(29) 씨는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고인들이 마약했다는 얘기들이 아직도 돌고 있다. 즐겁게 놀러갔을 뿐인데 이상한 얘기로 손가락질 받으니까 마음이 더욱 안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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