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00일 넘었지만 무관심…출근 시간대 학생·직장인·차량 뒤섞여 제 역할 못해
현장에 지정 장소 알리는 수단 적다는 의견 수두룩
지자체 "홍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 LED 표지판 등 검토 중"
최근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 한 주택가 이면도로. 이 일대 약 1천여m는 보행자가 도로 한가운데를 걷더라도 차량이 앞지를 수 없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쯤 출근 시간대에 인도 위의 학생들과 직장인들은 차량과 뒤섞인 모습이었다. 보행자들이 인도 중간에서 다니면 뒤따라온 차들이 비켜달라는 취지로 경적을 울렸다. 보행자들도 차량 통행을 돕도록 길가로 빠르게 몸을 옮겼다.
보행자 안전을 높인다는 취지의 '보행자 우선도로'가 시행된 지 100일이 넘었지만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정 장소를 알리는 홍보 수단이 부족해 위반하는 운전자들이 많고, 보행자들도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수성구 수성동 1가 일대 ▷달서구 용산큰시장 ▷두류동 젊음의 거리 ▷상인2동 먹자골목 ▷북구 태전동 대구보건대학 일대 등 5곳은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난 7월 12일 지정됐다. 달서구 앞산순환로에서 송현공원 방면의 약 400m 거리도 내년 초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들 도로에선 보행자가 차량보다 통행우선권을 갖는다. 차량은 보행자가 도로 중간에서 걷더라도 앞지를 수 없고 경적을 울려서도 안 된다. 보행자가 없더라도 모든 차들은 통행속도 30km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는 운전자에게는 승용차 기준 4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문제는 시행 100일이 지나도록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퀵배달을 하던 A(30대) 씨는 "우선도로를 알리는 표지판이나 별도의 안내 수단이 너무 없다"며 "운전자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놔야 단속되더라도 억울함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두류동 젊음의거리 노면 위에는 '보행자 우선도로'라고 표시된 곳이 2곳에 불과했다. 이를 가리키는 현수막도 하나밖에 걸려있지 않았다. 이마저도 뒷면이 보이지 않아 반대쪽에서 오는 이들이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보행자 우선도로로 정해 놓고 현수막만 걸고 있는 건 곤란하다"며 "설명이 담긴 전단을 돌리는 등 적극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도 홍보 수단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LED 표지판도 검토하고 있다. 시민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우선도로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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