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백화점 본점 철거 중 안전펜스 기울어…행인 1명 경상

입력 2022-10-31 16:56:56 수정 2022-10-31 21:41:40

부서진 콘크리트 자재들이 펜스 밀면서 기울어져
보행자 불편, 상인 피해 속출…철거업체 "원상복구 조속히 하겠다"

매일신문 | 대구 옛 동아백화점 철거현장 펜스 붕괴 당시 CCTV영상 해당 사고로 지나가던 행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
31일 오전 11시 20분쯤 대구 중구 동문동 옛 동아백화점 본점 철거 현장에서 펜스가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원상 복구를 위해 인부들이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 임재환 기자
31일 오전 11시 20분쯤 대구 중구 동문동 옛 동아백화점 본점 철거 현장에서 펜스가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원상 복구를 위해 인부들이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 임재환 기자

대구 중구 옛 동아백화점 본점이 철거되는 과정에서 안전펜스가 균형을 잃고 기울어져 위험천만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 사고로 보행자 1명이 경상을 입었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31일 오전 11시 20분쯤 중구 동문동 옛 동아백화점 본점 철거 현장에서 안전펜스가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현장을 지나던 30대 여성 한 명이 놀라 넘어져 경상을 입었다. 손과 다리에 각각 찰과상, 타박상 등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펜스가 기울어진 곳은 왕복 2차선 도로의 경상감영길 방면이다. 이 일대는 평소에도 보행자들이 많이 다니고 차량 통행도 잦은 구간이다. 이날 사고는 정오를 앞둔 점심 시간대에 발생한 탓에 내부 자재까지 쏟아졌다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번질 수도 있었다.

지난 8월부터 철거가 시작된 해당 건물은 지상 3층까지 작업이 끝난 상황이었다. 사고는 2층 외벽을 철거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건물을 이루던 골조를 부수면서 나온 콘크리트가 안전펜스를 밀어 기울어졌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원상복구를 위해 인부들이 기울어진 철골 위에서 위험하게 작업을 이어가자 안전보건공단, 대구고용노동청 등 관련 기관도 현장을 찾았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안전사고가 발생할 정도의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질 듯한 모습에 시민들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철거 현장으로부터 약 30m 거리의 주차장에서 일하고 있던 A(60) 씨는 "'쾅'하는 굉음과 함께 기울어졌다. 아예 무너졌다면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철거현장 앞 경상감영길 100여m 구간이 통제되면서 보행자들은 물론 운전자들이 다른 곳으로 지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통제 구간 내 점포 상인들은 영업 피해를 호소했다. 상인 B(30) 씨는 "점심시간을 코앞에 두고 이런 사고가 생겨 손님 한 명을 못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안전조치로 한국전력공사가 전기까지 차단하면서 상인들의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철거업체 관계자는 "펜스가 기울어진 부분은 완전히 해제하고 새롭게 세우겠다. 원상복구에 최대한 집중해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안전관리계획서 대로 철거를 했는지를 살펴보고 위반사항이 있다면 과태료 처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