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 김학영 씨의 아내 고 김소영 씨

입력 2022-10-27 14:00:00

여행지에서 찍은 김학영(사진 왼쪽) 씨와 고 김소영(사진 오른쪽) 씨. 가족 제공.
여행지에서 찍은 김학영(사진 왼쪽) 씨와 고 김소영(사진 오른쪽) 씨. 가족 제공.

내 사랑 로사(고 김소영 씨의 세례명)!!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년 반이 지나가네요.

"김 서방인가? 로사가 방금 임종실로 갔네." 전화기 너머로 흐느끼며 들려오는 장모님의 목소리에 점심 먹던 수저가 바닥에 나뒹굴고 정신이 혼미하고 다리가 후들거려 식당의 출입문조차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던 회사동기의 부축을 받아 정신없이 임종실에 도착하니 지난 4년 간 모진 폐암을 이겨온 당신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마지막 거친 숨을 내쉬고 있더군요.

바로 엊그제가 결혼 29주년이었는데, 장모님, 현기, 슬기와 함께 호스피스병동에서 축하식도 했는데…. 손을 잡고 로사라고 부르니 하염없는 당신의 눈물에 나는 가슴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보고 싶은 모든 사람들과 하직인사를 나눈 당신은 저녁 11시쯤 홀연히 주님 곁으로 떠나갔지요.

늦은 나이에 진심어린 주님 찬양을 하겠다며 대구가톨릭대 종교음악과에서 오르간을 전공한 당신! 성당의 메인반주자로 얼마나 열심히 봉사했는데 서둘러 당신을 데리고 가신 주님을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신부님께서 농담 같은 진담으로 "하늘나라에 전공한 반주자가 없어 당신 로사를 데려 갔을 것"이라고 하셨었는데, 지금 당신있는 그곳에서도 반주를 하며 잘 있겠지요?

지난해 사랑하는 당신 로사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는 경험하지 못한 너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답니다.

해마다 장인과 장모님을 모시고 국내외로 여행을 다녔는데 그것이 추억의 이별여행이 되었다 생각되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연말에 장인께서 그 시절 여행이야기를 하시며 가장 좋았던 곳은 사천연수원이었다고 회상하시는데 미안한 마음에 내년에도 꼭 모시고 가겠다고 덜컥 약속을 하고 말았답니다.

다행히 지난 5월 6일부터 8일까지 가정의 달 회사이벤트에 당첨되어 장인, 장모님, 처삼촌내외분과 2박3일 호화롭고 행복한 사천여행을 다녀왔답니다. 네 분은 마치 유치원생 같은 유쾌함 속에 당신 로사를 먼저 보낸 시름을 잠시나마 잊으셨다고 말씀을 합니다.

팔공산이 정원처럼 건너 다 보이는 군위 가톨릭공원 묘원에 당신 로사를 모셔놓고 로사가 너무 좋아했던 우리 집 강아지 쫑이를 데리고 한 달에 두 번 당신을 만납니다. 당신의 영원한 안식처엔 평소 좋아하던 예쁜 꽃과 나무를 심었습니다. 지난해 로사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리고 힘들 때 그곳을 찾았을 때 예쁜 장미가 활짝 피어 환한 미소로 반겨줘 힘을 얻었죠.

올해는 너무나 가뭄과 무더위로 그 탐스런 장미. 백일홍이 다 말라 당신 곁으로 떠나 지난달 백일홍과 꽃 잔디를 다시 심었습니다. 심은 후 다행히 비가 내려 내년에는 예쁜 꽃으로 당신을 만날 겁니다.

다음달은 위령성월이라고 합니다. 누나와 자형과 함께 그리운 당신을 만나러 갈 겁니다.

보는 사람마다 우리를 잉꼬부부라고 했는데, 열심히 살아 왔고,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었는데, 먼저 떠난 당신은 주님 대전에서 열심히 찬양하고 반주하고 있겠지요.

당신 로사의 공백이 너무 큽니다. 우리가족과 많은 사람들은 당신 로사를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있어요. 그리고 우리 현기. 슬기를 위해 기도하고 많이 도와주세요.

"로사! 너무 사랑했고 영원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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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매일신문이 함께 나눕니다. '그립습니다'에 유명을 달리하신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그 밖의 친한 사람들과 있었던 추억들과 그리움, 슬픔을 함께 나누실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 전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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