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정치 리더 둘 다 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반년도 안 돼 바닥 지지율에 일부 극렬 좌파로부터 퇴진 요구까지 받고 있다. 임기 초반임에도 레임덕 걱정까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최측근의 구속, 측근의 폭로, 제3자 뇌물죄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 포위망에 갇혔다. 혹여 사실로 드러나면 정치 생명이 사실상 끝이다.
리더십 위기에 여야 정당도 혼돈 상태다. 각자의 리더를 지키기 위해 양당은 연일 최악의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당 내부도 혼란스럽다.
탄핵의 강을 건너 절치부심 끝에 대통령을 배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내부 총질' 등 극심한 내분을 겪더니 이젠 당 대표 선출을 두고 윤심(尹心) 타령이다. 친박, 비박 갈등으로 몰락을 경험하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가 위기에 놓인 민주당 분위기는 더 어수선하다. 이 대표의 불법 대선 자금 의혹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대통령 시정연설 전면 보이콧, 정치 보복·야당 탄압 등을 앞세워 내부 결집과 전세 역전을 노려 보지만 여의치 않다. 자칫 이 대표와 함께 당이 풍비박산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이 대표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당 내부에서 나온다.
이런 난리통 속에 국민은 보이지 않는다. 여야가 제 살 궁리, 정쟁에만 힘을 쏟다 보니 민생, 경제는 뒷전이다. 유가, 물가, 금리, 환율, 부동산, 주식, 안보 등 뭐 하나 위기가 아닌 것이 없다.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이라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정쟁 휴전을 선언하고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백척간두의 상황에서 헤쳐 나오려 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IMF 구제 금융 사태를 불렀던 외환위기(1997년), 세계적 경제위기를 몰고 온 금융위기(2008년), 일본의 잃어 버린 10년 아니 20년 등이 계속 소환되며 비명 같은 경고음이 울리는데도 다들 귀를 닫고 파멸로 치닫는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가 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여야의 대치에 민생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국정감사도 끝났고 시정연설도 마무리됐다. 어느 쪽이든 이유, 상황을 불문하고 이젠 무조건 정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함께 민생, 경제부터 살리자'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국민들도 이번만큼은 지역, 진보·보수 등을 떠나 정쟁 중단을 선언하는 쪽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전폭적인 지지도 좋고 다가오는 총선 때 표를 몰아주는 것도 좋다.
윤 대통령이 먼저 여야 영수회담이든 여야 지도부 회동이든 제안·성사시켜 꼬인 국정을 푸는 게 최고의 수다. 내줄 것이, 포기할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내주고 포기하는 통 큰 양보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국민, 국가라는 가장 큰 것을 놓치면 안 된다. 최악의 대치와 정쟁을 멈추고 함께 힘을 모아 위기 상황부터 극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마침 11월 회동·회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골든아워다. 이달 말도 좋고 11월 초도 좋다. 더 늦어선 안 된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양자도 좋고 삼자도 좋고 다자도 좋다. 협치든 협력이든 의기투합해야 한다. 조만간,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지도부 회동이 성사돼 극한 대치를 풀고 협력, 위기의 국가와 민생을 살리는 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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