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팔현습지 일대 하천정비사업, 환경파괴 논란

입력 2022-10-19 17:36:44

낙동강유역환경청 2025년까지 283억원 투입해 하도정비 및 제방보강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등 건설까지...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 기능 훼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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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유역환경청이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을 벌이는 팔현습지 일대 하천변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금호강 팔현습지가 있는 대구 수성구 매호동과 동구 효목동 일대 하천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은 하천 습지를 보존해야 할 부처가 도리어 이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사업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녹색당 대구시당 등 16개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등으로 구성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9일 '금호강 팔현습지 망치는 토건사업 벌이는 환경부를 강력 규탄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환경부를 비판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금호강 팔현습지 지역에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5년 3월까지 약 283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수성구 매호동에서 동구 효목동 일원 금호강 약 4㎞ 구간에 대해 하도정비 및 제방보강 등 하천환경을 정비하는 게 골자다. 보도교 등 교량을 비롯해 1.5㎞ 길이의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연결도로 포장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공대위는 사업구간의 제방보강 및 산책로 포장 필요성이 낮은 반면 이로 인해 야생동물의 서식지로서의 기능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 사업으로 달성습지, 안심습지와 더불어 대구 3대 습지로 꼽히는 팔현습지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구간에 있는 팔현습지가 수달 및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로 보존 필요성이 큰데 공사가 진행되면 야생동물이 쫓겨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정수근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공사구간은 절벽이나 산지로 구성돼 제방이 필요없는 '무제부' 구간이 있고, 사람의 출입도 어려워 야생동식물에게 안식처와 같은 곳으로 이곳에 자전거도로나 교량을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며 "다행히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만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업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금호강 하천변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앞서 지난 7월에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일단락 됐다. 대구 수성구청이 금호강 남천 합수부부터 범안대교까지 2.3㎞ 구간에 걸쳐 산책로 등을 만드는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공사'를 추진, 비판이 일자 이미 착공한 남천 합수부부터 가천잠수교까지 약 1.3㎞ 구간만 공사를 진행하고 가천잠수교부터 범안대교까지 나머지 1㎞ 구간에 대해서는 공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