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방 역사관 논쟁으로 불똥
민주 "日 침략 옹호 친일 사관"- 국힘 "나라 망치는 친일몰이"


최근 동해에서 실시된 한국·미국·일본 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불거진 여야의 '종북세력 VS 친일' 공방이 거대 양당 대표 사이의 역사관 논쟁으로 확전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반박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민주당은 정 위원장의 입장표명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대여 친일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정 위원장은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 위원장을 강력 성토했다. 이들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전형적이 친일 사관이며 가해자 논리"라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일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일본은 북한이 남침하기 바로 5년 전, 역사적 시각에서는 거의 같은 시기에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무력으로 지배했던 나라"라며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공격에 힘을 보탰다.
반면 정 위원장은 독립운동가 한용운 선생이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언론에 기고했던 '반성(反省)'이라는 제목의 글을 일부 인용하면서 진의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라며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당 차원에서도 지원사격이 이뤄졌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의 핵미사일이 우리를 향하고 있는 게 분명한데 한미일 군사훈련을 두고 친일몰이를 하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나라를 망치는 자해행위"라며 "본질은 지금 북핵에 대응하는 국제협력을 하는 것이지, 친일몰이를 하면서 식민사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을 통해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해 아전인수식 주장으로 정국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부진한 국정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보위기 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여당과 이를 반일 감정으로 돌파하려는 야당이 충돌하는 양상"라며 "당면한 경제위기의 해법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면서도 안보현안을 두고선 초당적 협력을 하는 성숙한 정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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